[방송]전교 150등 고교생, 수재들 제치고 퀴즈왕 등극

  • 입력 2005년 2월 24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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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EBS
사진제공 EBS
학교 성적이 전교 150등인 학생이 EBS ‘장학퀴즈’(일 오전 9:10)의 2004년 하반기 퀴즈 제왕전에서 우승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1월 중순 녹화된 이 대회에서 제왕 자리에 오른 황철균 군(서울 양정고 2학년). 그는 ‘장학퀴즈’ 예심에서 세 번 미끄러진 바 있어 방송 전까지 그의 우승을 점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하반기 퀴즈 제왕전’은 27일 방영된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제겐 당연한 결과입니다. 학교에서 1등하는 학생들과 상대해도 자신감만 있으면 우승할 것이라 믿었어요.”

‘장학퀴즈’ 출연 학생들의 성적은 평균적으로 전교 한 자리 등수다. 전국단위 수능 모의고사에서 수석을 차지한 학생도 여럿이다. 하반기 퀴즈 제왕전에 출전해 황 군과 겨룬 공주 한일고 허범석, 진주 동명고 안승엽, 강릉고 정병길 군은 모두 학교에서 수재라 불리는 학생들이다.

특히 하반기 퀴즈 제왕전에 참가한 고교생들은 모두 130여명. 매주 우승자가 나오면 이들 5명이 ‘월 퀴즈왕’을 가린다. 하반기 퀴즈 제왕전에 참가하려면 다시 ‘월 퀴즈왕’ 5명이 겨루는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야 한다.

황 군이 이처럼 높은 관문을 넘어선 데 대해 정성욱 PD는 “‘장학퀴즈’의 기출문제를 분석해 문제의 패턴을 읽어내는 감각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황 군의 성격은 독특하다. 아버지 황희태 씨(SK건설 상무)는 “아주 고지식한 녀석”이라고 평했다. ‘장학퀴즈’ 제작진도 “40대 아저씨 같았고 고교생다운 발랄함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황 군은 어릴 때부터 ‘황 박사’라 불릴 정도로 상식이 풍부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메모하는 습관을 갖고 있다. 이를 스스로 ‘잡독’이라고 부른다.

그는 퀴즈 마니아다. 그러나 MBC ‘퀴즈가 좋다’와 KBS1 ‘퀴즈 대한민국’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예심 면접에서 떨어졌다. 그는 “면접의 기준을 잘 모르겠더라”며 웃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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