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장애인 이사장 비하 글 파문… 공단측 “엄정대응”

  • 입력 2005년 1월 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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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자 복직 문제를 놓고 지난해부터 노사 간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이사장에 대한 몇몇 노조원의 인신 비하 글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7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노조의 모 지부장은 5일 공단 자유게시판에 ‘이사장에게 드리는 글’을 올려 “노조는 당신들처럼 뼈다귀 하나에 꼬리를 흔들고 헥헥대는 강아지××가 아니다”라며 원색적인 공격을 가했다.

하루 전 이성재(李聖宰) 이사장의 ‘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 대한 답으로 작성된 이 글은 게시된 지 약 1시간 만에 삭제됐다.

또 5일 건보공단 노조 게시판에 한 노조원이 쓴 글은 이 이사장을 ‘황구(黃狗)보다 못한 이사장(몸이 불편하면 정신이라도 장애인 되지 말아야 할 인간)’이라고 비방했다.

이 노조원은 아울러 공단의 모 이사를 ‘노조탄압 고문관’이라고 표현하며 “사측 쓰레기 같은 인간들이 노조원을 해고시키겠지만 무섭지도, 두렵지도 않다”며 “우리가 받은 만큼 응징할 수 있도록 노조원 교육을 급히 해 달라”고 노조 집행부에 촉구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다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이사장은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

건보공단 노조는 “이사장이 ‘해고자를 전원 복직시키겠다’고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았다”며 공단 입구 광장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려다 사측과의 충돌로 무산된 뒤 3일에는 별도의 시무식을 가졌다.

공단 관계자는 “이유야 어쨌든 이사장의 신체를 빗대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는 글을 올린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20여 명으로 구성된 특감팀을 만들어 ‘범인’을 색출하고 글을 올린 노조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것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정경준 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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