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희망찬 새해, 신나게 두드릴겁니다”

  • 입력 2004년 12월 22일 2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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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을 신나게 치다 보면 공부 등으로 생긴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져요.”

경북 성주여고의 ‘모듬북 난타팀’은 겨울방학을 앞둔 요즘에도 연습에 여념이 없다. 성주군이 내년 1월 1일 가야산국립공원에서 개최하는 해맞이 행사에 초청돼 공연을 해야 하기 때문.

1, 2학년생 8명으로 구성된 난타팀은 매일 정규수업이 끝난 뒤 1시간 이상 교내 연습실에서 북을 치고 사물놀이 장단을 맞추며 내년 첫 공연에 대비하고 있다. 팀의 리더인 2학년 강보미 양(17)은 “팀원들이 모두 열심히 하고 있어 이번 공연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양은 공연 때마다 혼자 태평소를 불고 사물놀이가 펼쳐지면 상쇠(리더)로서 꽹과리를 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들 학생에게 악기 연주법 등을 가르쳐 난타팀을 지역명물 중 하나로 만드는데 기여한 것은 김상현(金相鉉·52·음악) 지도교사다.

김 교사는 “1989년 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교내에 사물놀이 동아리를 만들었으나 이후 다른 학교에도 사물놀이팀이 많이 생겨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3월 난타팀을 창단했다”고 말했다.

팀원인 2학년 이태경 양(17)은 “처음에는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이젠 이해하신다”며 “무대에 서면 가끔씩 떨리지만 관객들의 열띤 반응을 접하면 저절로 흥이 나 팔이 아픈 줄도 모르고 북을 치게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난타팀을 위해 학교 측은 교실 한 칸을 개조한 연습실을 마련해주었으며 성주군와 경북도교육청 등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1956년 개교한 성주여고는 사립으로 농촌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2004학년도에 서울대 1명, 고려대 3명, 연세대 4명 등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김 교사는 “내년 3월 신학기가 되면 신입생 6명을 추가 선발하고 보유악기를 늘리는 등 난타팀을 보다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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