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수능不正]고교교사 교육부 홈페이지에 ‘참회의 글’

  • 입력 2004년 11월 23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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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이용한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 사건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 고교 교사가 교육인적자원부 홈페이지에 올린 참회의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교사는 ‘국민 여러분, 저에게 돌을 던지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에서 어린 학생들의 범죄는 잘못 가르친 교사들의 책임이라고 자책하며 국민의 용서를 구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교사는 “진리를 탐구하고 나라를 이끌고 갈 동량들이 범죄자가 되고 말았다”며 “제자들이 얼굴을 가린 채 호송차에 타고 있는 모습을 차마 얼굴을 들고 쳐다볼 수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감히 내가 교탁에서 아이들을 향해 무엇을 가르친단 말이냐. 저도 입만 열면 경쟁을 외치고, 손만 들면 점수를 잘 받는 법을 칠판에 썼다”며 “원칙과 상식에 어긋나도 대학에 가기만 하면 된다며 아이들을 몰아왔고 현실론과 학부모들의 요구를 핑계로 열심히 점수 따기 교육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는 양심을 가르치지 못하고, 진실을 가르치지 못하고, 잘못을 잘못이라 가르치지 못한 선생놈의 잘못”이라며 “그 아이들이나 부모님에게, 학교에도 돌을 던지지 말고 이 못난 선생에게 던지라”고 사죄했다.

그는 또 “전교조니 교총이니 하는 교육단체들은 특권 사수를 위해, 철밥통을 위해, 휴가 하루 더 얻기 위해, 정년단축 철회를 위해, 월급 올려 받고 성과급 나눠 먹기 위해서 똘똘 뭉쳐 붉은 띠 휘두르던 그들이 지금 뭐하고 있느냐”며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는다면 모든 단체 역시 사이비 교육자들이다”고 지적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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