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호수공원 그냥 좀 놔두세요”… 고양시민들 울상

  • 입력 2004년 11월 10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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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휴식처인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내 호수공원에 공중회전그네와 눈썰매장 등 대형 유료 놀이시설이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어서 주민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문화집단 발해㈜는 26일부터 호수공원 내에서 산타를 주제로 놀이와 전시, 체험, 공연이 어우러진 ‘산타 킹덤’이라는 테마파크를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이 테마파크 운영 기간은 일단 한 달로 예정돼 있으나 운영 수익이 괜찮을 경우 내년 2월까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 테마파크는 호수공원 내에 설치될 2400m² 크기의 야외 돔과 이미 만들어져 있는 실내 전시공간인 꽃전시관에 조성된다. 야외 돔에는 눈썰매장과 놀이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꽃전시관을 관리하는 꽃박람회 조직위원회는 “민간 공연이지만 대관 규정에 어긋나지 않고 가족이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양시가 1억8000여만원의 대관료를 받고 호수공원 일부를 유료 놀이시설로 빌려준 데 대해 시민들은 고개를 젓고 있다.

고양시민들은 그동안 호수공원 내에 전시관 등 건물이 계속 들어서고 각종 행사가 열리는 데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 왔다.

그 같은 여론에 따라 고양시도 국제 꽃박람회 장소를 앞으로는 국제전시장으로 옮기는 등 호수공원이 본래 목적대로 휴식 및 산책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산입주자대표회의 채수천 회장(61)은 “호수공원은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이 아니라 시민들의 휴식 및 운동 공간”이라며 “수익사업도 좋지만 호수공원을 자꾸 더 개발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려 하기보다는 본래 조성 취지대로 조용히 놓아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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