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자씨 “130억은 알토란같은 아닌 내돈”

  • 입력 2004년 5월 12일 18시 46분


“알토란같은 내 돈입니다. 단 한푼도 남편의 것은 없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씨는 11일 검찰에서 130억원대의 거액을 비밀 관리해 온 사실을 실토하면서 “이 돈은 남편 것이 아니라 내 돈”이라며 30분 동안이나 눈물을 흘리며 읍소했다고 검찰 수사팀 관계자가 전했다.

이씨는 “결혼 후 남편이 처가살이 10년 동안 모은 돈과 결혼 패물을 팔아 만든 돈으로 이태원 땅을 샀다”며 “1983년 남편이 대통령 재임 때 재산 신고한 자신 명의의 돈 40억원은 서울 이태원에 땅을 (4억원에) 사서 10배로 불려 만든 돈”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어 “이를 친정아버지(이규동씨·작고)에게 관리를 맡겨 (이만한 액수를) 만들었다”면서 130억원이란 거금을 만든 재테크 방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이에 검찰은 “남편 분은 예금통장에 들어있는 29만원이 전 재산이라며 추징금을 내지 않고 있는데 130억원에 이르는 그 부인의 돈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설득했다. 그러자 이씨는 “남편과는 상관이 없는 돈이지만 도의적 책임을 지고 대납하겠다”면서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돈에는 전씨의 돈이 상당액 포함돼 있다는 것이 검찰의 시각.

검찰 관계자는 “이씨가 ‘채권 102억원은 수중에 있는 만큼 내일이라도 당장 가지고 올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이씨의 재력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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