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휘둘린 대교협 대학평가

  • 입력 2004년 5월 4일 0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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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003학년도 전국 대학에 대한 학문 평가에서 상위 10% 또는 30% 대학을 순위 없이 ‘우수대학’으로 선정하고 대학들의 요구에 따라 평가 항목을 대폭 줄이는 등 형식적인 평가를 실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대교협에 따르면 전국 대학의 경제학 문헌정보학 물리학 등 3개 분야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 서울대 고려대 숭실대 한양대 등 9개 대학이 경제학 분야 평가에서 상위 10%에 드는 우수대학으로 선정됐다.

물리학 분야에서는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등 21개 대학이, 문헌정보학 분야에서는 계명대 서울여대 청주대 등 3개 대학이 우수대학으로 뽑혔다.

하지만 이번 평가는 대학들의 반발로 평가 항목을 당초 40여개에서 10∼19개로 대폭 줄이고 종합순위를 없앤 데다 일부 영역은 상위 10% 또는 30%를 순위 없이 발표하거나 ‘적합’ ‘부적합’만 밝혀 알맹이 없는 평가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평가 기간도 2개월로 예년의 6개월에 비해 짧았다.

항목별로 70% 이상이면 ‘적합’, 그 미만이면 ‘부적합’으로 판정하는 영역에서는 ‘강의계획서 배포’의 경우 경제학 문헌정보학 분야에서는 모든 대학이 적합 판정을 받았고, 물리학에서는 충남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아 평가의 의미를 찾기가 어려웠다.

반면 비전임교수 강의 담당 비율, 전임교수 수업시간, 전임교수 대비 유급조교 비율, 전임교수 연구년 실시, 실험실습공간 확보 등의 항목은 부적합한 대학이 적합한 대학보다 더 많아 대학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대교협의 평가와 관련해 지난해 일부 대학이 2002년도 평가 결과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또 경제학 문헌정보학 물리학 분야 해당 교수들이 △대학 및 학문 특성과 관계 없이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평가 준비기간이 촉박한 데다 자체 평가 보고서 업무가 과다하며 △평가 결과 발표가 대학서열화를 부추긴다고 지적했었다.

2003년 대학 학문분야 평가 결과

분야

연구실적 상위10% 우수대

경제학

건국대 고려대 단국대 명지대 서울대 숭실대 중앙대(안성) 한양대 한양대(안산)

문헌정보학

계명대 서울여대 청주대

물리학

(전임교수기준)

논문 실적

경남대 경북대 고려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한양대(안산)

연구비 수탁 실적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항공대

지도 학생 수 대비

논문 실적

배재대 부산대 세종대 아주대 안동대 울산대 충북대

수탁연구비 대비

논문발표 실적

경남대 명지대 아주대 안동대 연세대(원주) 원광대 중앙대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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