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논술 창의력에 달렸다…채점기준-평가결과 첫 공개

  • 입력 2004년 4월 22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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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총장 정운찬·鄭雲燦)는 2005학년도 서울대 입시 논술시험 부활을 앞두고 실시한 모의 논술고사의 채점기준 및 평가결과를 22일 처음 공개했다.

서울대는 첫 논술시험이 실시되기 바로 전 해인 1993년에도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했으나 평가결과 등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의 이번 공개는 2005학년도 논술고사의 출제 방향 등을 제시해 수험생들이 대비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답안 공개=서울대는 이달 3일 서울·경인지역 55개 고교에서 1, 2명씩을 추천 받아 이 중 47개교 93명의 학생이 참가한 가운데 모의 논술고사를 실시했으며 실제 시험과 같은 방식으로 교수들이 채점 및 분석을 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 김완진(金完鎭) 본부장은 “학생들이 과외, 학원 등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도 스스로 논술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며 “평가항목에 맞춰 다른 학생들과 함께 글을 써 보고 토론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이날 오후 서울대 인터넷 홈페이지(www.snu.ac.kr)에 수준별 예시답안 6개와 이들에 대한 상세한 평가 및 분석 내용을 공개했으며, 이를 토대로 조만간 각 지방을 돌며 논술시험, 지역균형선발제 등에 관한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길어진 답안, 창의력이 관건=이번 모의 논술고사는 답안 글자수가 기존의 1600자에서 2500자(±300)로 늘어났으며 3시간 동안 실시됐다.

입학관리본부 김경범(金京範) 책임전문위원은 “2005학년도 실제 논술시험에서도 답안 글자수와 시험시간이 과거에 비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항목은 이해분석력(20점), 논증력(30점), 창의력(40점), 표현력(10점), 지시사항 미이행에 따른 감점 등 모두 5개. 응시 학생들의 평균 점수는 63점(100점 만점)이었으며 최고점은 86점, 최하점은 17점이었다.

가장 점수 편차가 큰 항목은 ‘창의력’으로 서울대측은 “응시 학생들의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비슷한 문장으로 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교훈조의 결론으로 끝을 맺었으며, 독자적인 사고능력을 내보이지 못하고 예상문제에 대한 답안을 암기한 경우가 많았다는 것.

주장과 논거의 논리적 연관성을 평가하는 ‘논증력’ 항목에서는 글의 흐름이 일관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을 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표현력’에서는 구어적 표현, 불분명한 지시대명사의 남발, 띄어쓰기 잘못 등이 대표적인 오류로 지적됐다. 반면, 적절한 부분에 풍부한 문학작품을 결부시켜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하거나 문제를 고찰하는 시각이 독창적인 글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채점위원장인 인문대 서경호(徐敬浩) 부학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데에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며 “투박하더라도 자기 생각을 갖고 논리적으로 쓴 답안이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조언했다.그는 “평소 원고지에 자주 글을 쓰다 보면 자기 생각이 길러지고 표현력도 좋아진다”며 “좋은 점수를 받은 예시문에 대한 평가를 참고해 친구들과 함께 글을 써 보고 논거를 갖고 토론하는 것이 사교육에 의존하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입시 모의논술고사]논제

▶서울대 입시 모의논술고사 답안1 / 답안2

▶독창적 논리전개 능력 키워야 조사

서울대 입시 모의논술고사 결과 다운받기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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