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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4일 1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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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고장=개통을 전후해 고장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안전에 대해 우려가 생길 정도다.
2일 오전 10시50분경에는 천안아산역 구내 전깃줄에서 까치집이 발견돼 KTX 4대의 운행이 지연됐으며 11시15분경에는 서울역 구내 전력 공급선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면서 3대의 열차가 30분 넘게 출발이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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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경에는 광명역을 출발한 KTX 18호가 자동신호장치(ATS)에 이상을 일으켜 대전까지 ‘거북운행’(시속 170km)을 하는 바람에 27분이나 늦었다.
고속철은 지난달 30일 시험운행 중 충남 계룡시 신도역에서 건널목을 건너던 김모씨(64)를 치어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혔다. 새로 건설된 전용선로가 아닌 구 선로 구간의 건널목 200여곳이 KTX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자 철도청은 뒤늦게 “울타리를 보강하겠다”고 나섰다.
개통일인 1일 오전 10시20분경 대전역에서는 전기공급장치 이상으로 승객 70여명이 예비열차로 갈아탔고 같은 날 오전 11시35분경 동대구역에서는 차륜활주방지장치 고장으로 승객 330여명이 20여분간 대기하다 다른 열차로 갈아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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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내부시설=열차 편성당 좌석은 935석. 이 중 특실의 127석은 회전이 가능하나 일반석 808석 중 절반은 역방향으로 고정돼 있어 이들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좌석간 거리도 93cm밖에 되지 않는 데다 등받이도 눕혀지지 않아 많은 승객들이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좌석이 고정된 것은 1991년 한국교통개발연구원이 “편성당 1000석의 좌석을 설치해야 수지가 맞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기 때문. 일정 공간이 필요한 회전식 좌석은 편성당 823석밖에 설치할 수가 없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휠체어를 탄 채 탑승할 수 있는 좌석은 편성당 특실 두 자리가 전부다. 입구에 전용 리프트도 없고 통로도 좁아 휠체어를 타고 고속철을 이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전용석 확대, 통로 확장, 화장실 변기위치 개선, 전용 호출벨 설치 등을 요구했지만 철도청은 “새 차 제작시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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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러운 새마을호=고속철보다 요금이 싼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고속철 개통 이후 편수는 줄고 정차역과 운행시간은 늘었는데도 요금은 내리지 않았기 때문.
하루 18회 서울을 출발하던 경부선 새마을호는 7편으로, 32편이었던 무궁화호는 7편으로 줄었다.
호남선도 새마을호는 8편에서 4편으로, 무궁화호는 20편에서 11편으로 감소했다.
또 서울에서 부산까지 7번가량 정차했던 새마을호가 최고 17번까지 정차하는 등은 운행시간이 30∼40분가량 늘었다. 특히 수원역 등 고속철이 서지 않고 새마을호만 정차해 주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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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청 환불규정 수정▼
25분 지연하면 운임 25% 환불·역방향 좌석 6월부터 5% 할인
철도청은 고속철이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할 경우 운임의 일부를 돌려주는 ‘환불 및 보상규정’을 대폭 강화해 4일부터 시행한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50분 이상 지연 운행될 경우 운임의 25%, 2시간 이상 지연되면 50%를 돌려주던 것을 이날부터는 △25분 지연시 25% △50분 지연시 50% △2시간 이상 지연시 100% 환불해 주기로 했다.
철도청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1일 개통한 고속철도(KTX)가 고장을 일으켜 25∼30분씩 늦어지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
철도청은 또 “뒤로 가기 때문에 어지럽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역방향 좌석에 대해서도 6월부터 운임을 5% 내리기로 했다. 고속철 개통 이후 좌석점유율 100%가 넘고 있는 새마을호와 무궁화호는 5월 말까지 수요를 관찰한 뒤 필요할 경우 열차를 증편하고 정차역도 줄일 계획이다.
철도청 강길현(姜吉炫) 고속철도계획과장은 “프랑스 TGV도 개통 초기에는 주행거리 100만km당 50여건의 고장이 발생했고 10여년이 지난 최근에서야 6건 정도로 줄었다”며 “불가피한 운행 초기의 오류 및 고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
| 고속철 환불 규정 변경 | ||
| 지연도착 시간 | 기존(1∼3일) | 현재(4일∼ ) |
| 25분 이상 | 0% | 25% |
| 50분 이상 | 25% | 50% |
| 2시간 이상 | 50% | 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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