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구강서원 132년만에 복원

  • 입력 2003년 10월 17일 2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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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최초의 사립 고등교육기관이었던 구강서원(鷗江書院)이 조선시대 ‘서원 철폐령’으로 없어진지 132년만에 복원돼 17일 개원됐다.

울산시는 이날 오전 10시 중구 반구동 학성 제2공원내 구강서원에서 박맹우(朴孟雨) 시장과 유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가졌다.

구강서원은 조선 효종 10년(1659년) 향토 유학자들이 서원을 창건하기로 발의한 뒤 19년만인 숙종 4년(1678년) 유학자 55명이 공동출자해 지금의 중구 반구1동 290번지 일원(서원마을)에 건립한 지역 최초의 사립고등교육기관.

건립 이듬해인 숙종 5년(1679년)에 포은 정몽주(圃隱 鄭夢周)와 회제 이언적(晦齊 李彦迪) 선생의 위패를 봉안하고 숙종 20년(1694년)에는 ‘구강서원’이라는 사액(賜額·왕의 교지)을 받아 왕으로부터 서원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그 뒤 170여년간 지역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유학을 가르쳐오다 고종 때 ‘서원 철폐령’으로 철폐됐다.

원래의 서원부지는 울산시가 아파트 건립 허가를 내주는 바람에 없어졌으며 그 뒤 향토 유학자들이 1990년부터 ‘구강서원 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 반구동 산 171-1 제2학성공원 부지 800평을 매입해 울산시에 기부채납했다.

시는 유학자들이 기부채납한 부지를 포함한 1200평에 2001년 3월부터 23억여원을 들여 서원 복원공사에 들어가 2년 8개월만인 이날 개원했다.

포은 선생의 후손으로 서원 복원에 힘써온 정무석(鄭武錫·67·울산 북구 천곡동)씨는 “복원된 서원은 앞으로 지역 청소년들에게 충효정신을 길러줄 산 교육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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