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수유물 2013점 他地 전시 박물관건립 운동

  • 입력 2003년 8월 29일 18시 08분


“전남 제1의 도시에 박물관을 세워 주세요.”

전남 여수지역에서 출토된 유물 2000여점이 박물관 등 유물 보관 장소가 없어 타 지역으로 반출되자 시민단체들과 향토사학자들이 유물 지키기 운동에 나섰다.

여수시는 지역에서 출토돼 다른 곳에서 전시되고 있는 유물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6명의 조사단을 구성해 현지 방문 등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1985년부터 지금까지 여수 지역에서 출토됐으나 타 지역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2013점으로 집계됐다.

이들 유물은 광주박물관 1189점, 전남대 박물관 420점, 순천대박물관 293점, 해군사관학교 61점, 성균관대 22점, 명지대 17점, 목포대 11점 등 7개 기관에 분산 전시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여수지역사회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은 앞으로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의 외지 반출을 방지하고 보관하기위해 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며 여수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향토 사학자들은 “여수 지역에서는 임진왜란 당시 유물과 신석기, 청동기 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유물들이 많다”면서 박물관 건립과 유물 회수 등을 위해 문화재 전문가, 대학 교수, 향토 사학자들로 자문단을 구성할 것을 시에 요구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이사인 김병호씨(여수여고 교사)는 “광주박물관에 전시된 덧무늬토기, 낚시도구, 비파형동검 등 유물과 해군사관학교가 보관중인 승자총통 등 임란당시 무기들은 여수 앞바다에서 출토됐지만 정작 시민들은 볼 수 없다”며 “시민들과 함께 박물관 건립 운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여수시는 우선 내년에 2500만원을 들여 제3청사에 50여평의 임시 수장고를 설치하고 ‘외지 반출 출토 유물 도록’을 발간하기로 했다. 또 9월중에 박물관 건립 기초학술용역을 발주하기로 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박물관 건립과 별도로 국책사업인 해양수산박물관 유치에 나서는 한편 문화재청과 타 지역 유물의 회수, 대여, 복제에 대한 협의를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