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울릉문화원 이우종-김성권씨의 '울릉도 사랑'

  • 입력 2003년 7월 30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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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은 역사 문화적 고장이기도 합니다.”

관광 성수기를 맞아 하루 2000여명이 몰려드는 울릉도. 도동 약수공원 독도박물관에서 100m 가량 떨어진 울릉문화원에서 일하는 이우종(李釪宗·67) 원장과 김성권(金成權·41) 사무국장은 관광객들이 울릉도하면 멋진 경치만 생각하는 선입견을 바꾸기 위해 뛰고 있다.

“울릉도의 역사는 유구합니다. 지금 남아있는 87기의 고분(古墳), 신라 장군 이사부의 우산국(于山國) 정벌 흔적에서부터 조선 고종 19년(1882년) 개척령을 선포하기까지 울릉의 역사와 문화는 독특하게 이어졌지요.”

초등학교 교장 출신인 이 원장은 “울릉의 문화와 역사를 정리해보니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못한 내용이 너무 많다”며 의욕을 보였다.

93년까지 5년 동안 울릉군청에 근무한 김 사무국장은 울릉의 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싶은 욕심에 공무원을 그만두고 뛰어들었다.

이들이 의기투합해 펴낸 첫 작품은 울릉도의 지명유래집. 울릉 토박이들도 잘 모르는 마을의 유래를 사진과 함께 풀어 관심을 모았다. 울릉의 관문인 도동(道洞)은 개척령 이후 울릉에 들어온 사람들이 당시 도방청(道方廳)이라고 부르던 곳의 이름을 땄다. 또 저동(苧洞)은 개척 당시 지금의 저동 갯벌에 모시가 많아 ‘모시 저(苧)’로 이름을 붙였다.

나리동(나리분지)은 개척민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지명. 100여년 전 나리분지에 정착한 500여명이 ‘섬말나리’라는 식물 뿌리를 캐먹으며 목숨을 이었다는 데서 유래한다.

이들은 마을을 구석구석 살피면서 잊혀져가는 전통민요와 전설, 민속을 기록하는 일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최근 ‘울릉도 트위스트’ ‘울릉도 타령’ 등 울릉도와 독도에 관한 노래 15곡을 수록한 CD를 제작한 이들은 “개척 당시 상황을 아는 주민이 점점 줄어 울릉 개척사를 정확하게 기록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울릉=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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