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고난의 역사에 희망을 비추다' 팔미도등대 100돌

  • 입력 2003년 5월 29일 22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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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등대로 1903년 6월1일 세워진 인천 팔미도(八尾島·중구 무의동 산 372)등대가 점등 100돌을 맞는다.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3.5km 지점에 위치한 팔미도 등대는 높이 7.9m, 지름 2m의 원형 2층탑 모양이다.

7개국 7만5000여명의 병력을 실은 261척의 연합군 함대가 인천에 상륙할 수 있었던 것도 팔미도 등대가 있어 가능했다.

1950년 9월 14일 밤 8시. 기함(旗艦) ‘마운트 매킨리’에서 연합군 사령관 맥아더는 최규봉 미 극동사령부 한국 연락사무소(KLO) 부대장에게 미 장교 3명을 포함한 6명을 이끌고 가 팔미도 등대의 불을 밝힐 것을 명령했다. 이들은 어두운 밤에 주둔지 영흥도를 떠나 팔미도에 도착해 밤 12시경 등대의 불을 밝혔다. 이어 “상륙하라”는 명령이 각 함정에 하달됐다.

일제가 이 등대를 세운 것은 1904년 러일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팔미도는 한국전쟁 뒤 해군이 주둔하면서 50여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현재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소속 팔미도 전탐 감시대(레이더 부대)가 선박의 검문, 검색을 위해 주둔하고 있다. 그러나 등대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관리한다. 2002년 1월 인천시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팔미도 등대에는 현재 허근 소장(58) 등 3명의 등대지기가 3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36억원을 들여 높이 31m의 등탑과 사무실, 전시실, 광장 등을갖춘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695m² 규모의 등대를 새로 건립하고 있다.

인천해양청은 등대 점등 100돌을 맞아 8월부터 학생들이 1박 2일간 등대지기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신축 등대 설치 공사가 늦어져 내년 2월경 100주년 기념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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