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청송군 “주왕산 ‘水上 대웅전’ 철거”

  • 입력 2003년 5월 20일 2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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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와 보존 여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됐던 국립공원 주왕산 주산지(注山池·경북 청송군 부동면)의 ‘수상(水上) 대웅전’이 철거된다.

20일 청송군에 따르면 군의회와 집행부가 최근 간담회를 갖고 김기덕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촬영하기 위해 제작사인 LJ필름측이 3억500만원을 들여 2002년 3월 설치한 수상 대웅전을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이 간담회는 청송군이 영화촬영기간 중 수상 대웅전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몰린 점 등을 감안해 보전이 아니면 주산지 밖으로 이전하는 것이라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해 마련됐다.

군의회는 간담회에서 수상 대웅전을 이전하려면 부지매입과 건물보수 등으로 총 2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데다 ‘생태계의 보고’인 주산지를 자연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철거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올 3월 영화촬영이 끝난 이후 국립공원 주왕산관리사무소와 주민 등은 환경훼손을 이유로 수상 대웅전을 철거해야 한다고 지적해온 반면 청송군과 일부 상인 등은 지역홍보 및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보존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해왔다.

수상 대웅전은 바지선 위에 나무와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진 세트장으로 10평 정도의 크기다. 주산지는 조선 숙종 46년인 1720년 8월 착공해 이듬해 10월 경종 원년에 준공된 1만평 규모의 저수지로 수령 300∼500년 된 왕버드나무 10그루를 비롯해 30여그루의 왕버드나무가 물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고 수달과 원앙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청송군 관계자는 “군의회의 결정에 따라 주왕산관리사무소측이 LJ필름에 수상 대웅전을 철거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영화제작사가 조만간 철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청송=최성진기자 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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