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스마일 먼데이/인천 문화계 '홍보대사'유봉희씨

  • 입력 2003년 3월 2일 2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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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문화 예술계 인사들은 남동구 구월3동에 있는 출판사 다인아트의 대표 유봉희(柳奉熙·40)씨를 ‘네트워커’라고 부른다. 전시회나 공연, 작품 발표회 등을 기획할 경우 작가 섭외와 장소, 평론가까지 무료로 연결해 주기 때문.

폭 넓은 인맥과 지역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문화 예술계의 ‘마당발’로 통하는 그가 인천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기획전시 전문 화랑인 ‘다인아트 갤러리’와 출판사 다인아트를 개업한 1996년 3월.

작품성은 뛰어 나지만 돈이 없어 전시회를 열지 못하는 가난한 화가들에게 전시공간은 물론 도록(圖錄)까지 무료로 제작해 줬다. 99년까지 인천에서 활동하는 150여명의 화가들이 다인아트 갤러리에서 기획 초대전을 열었다.

같은 해 10월 인천 최초의 대규모 아트페어(미술견본시장)인 ‘인천미술박람회’를 개최했다. 월간 전문잡지 ‘미술세계’는 이를 우수 전시회로 선정했다.

그는 인천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책 만들기를 고집하는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인천미술의 단면(96년)’을 시작으로 ‘인천 영상미술-춤추는 빛(98년)’, ‘인천의 무형문화재(2001년)’, ‘개항장 근대건축기행(2002년)’ 등 인천 냄새가 한껏 풍기는 단행본과 시리즈들을 주로 펴냈다.

또 2000년부터 기획 출간하고 있는 ‘다인 인천학신서’는 인천을 공부하는 이들의 필독서로 자리잡았다. 시민 토론회에서 나온 연구물과 토론 내용을 정리해 출간한 ‘왜 다시 인천인가’와 ‘황해에 부는 바람’, ‘격동 한 세기 인천이야기’에 이어 지난달 ‘인천문화를 찾아서’를 발간했다.

그가 최근까지 무려 52권이나 되는 책을 기획 출판했지만 돈은 벌지 못했다. 대부분 인천 에 국한한 이야기를 다룬 책이라 70% 이상이 초판 인쇄에 그쳤고 창고에 먼지만 수북하게 쌓여 있는 서적도 많다.

유씨는 “인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드는 곳이 없어 출판사를 시작했다”며 “12월 말까지 인천학신서 시리즈 10권을 모두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정고시로 고교 과정을 마친 뒤 대학에 진학, 올 가을 학사모를 쓰는 유씨는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항구도시 인천의 문화 예술을 소개하는 격월간 잡지 ‘들이 만난 사람들’을 6월에 창간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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