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서도 흑색 선전물 뿌려

  • 입력 2002년 12월 16일 19시 14분


대통령선거전이 막바지 접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불·탈법 선거운동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이달 15일까지 적발된 불·탈법 선거운동 856건 가운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지난달 27일 이후 이뤄진 불·탈법 선거운동은 606건으로 전체의 7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5대 대선 당시 같은 기간에 적발된 209건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선관위는 특히 여론 전파를 노린 흑색 비방 선전과 유인물 배부에 의한 위법행위가 빈발해 선거 분위기가 혼탁 과열되고 있다고 보고 선거일인 19일까지 24시간 비상감시체제를 운영키로 했다. 적발된 주요 불·탈법 선거운동 사례는 다음과 같다.

▽비방 흑색선전〓대전 서구 도마4거리에서는 2일 김모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특정 후보를 상징하는 기호 티셔츠 표찰 등을 매단 채 상대 후보 비방 유인물 200부를 갖고 돌아다니며 선거운동을 벌이다 고발조치됐다.

14일 여중생 사망 추모대회가 열린 서울시청앞 광장에서는 ‘○○○은 안된다’는 내용의 특정 후보 비방 유인물 2만5000장이 발견됐다. 선관위 단속반이 이를 수거하려 하자 군중 50여명이 항의하며 인쇄물을 빼앗아 살포하기도 했다. 광주시 북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10일 690가구에 특정 후보를 반대하는 유인물이 배포되기도 했다.

▽불법인쇄물〓서울 도봉구 소재 한 운수업체 기사대기실에서는 2일 모 정당 선대위 명의로 작성된 홍보책자 100여부가 발견됐다.

3일부터 7일까지는 대구우체국 등 7개 지역의 우체국을 통해 모 군부대 부대원 12명에게 특정 후보를 지지 선전하는 내용의 불법인쇄물이 발송됐고, 12일 경기 양평 화성 포천 연천 지역 거주 군인들에게는 모 후보의 공약 소개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서신 170여부가 배달됐다.

▽향응 제공〓5일에는 모 정당 경기 시흥지구당 관계자가 거리유세에 참석한 주민 23명에게 30만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하다 고발됐다. 4일에는 모 정당 충북 청주지구당 선거운동원이 청주 상당구 한 뷔페식당에서 확대당직자회의를 빙자해 비당원도 포함해 모두 120여명을 모아놓고 특정후보 지지를 호소한 뒤 30만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했다가 수사의뢰됐다.

모 정당은 1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공중위생분과원 200여명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한 뒤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제공하다 수사의뢰됐다.

▽선관위 단속직원 폭행〓9일 대전 중구 은행동 구청 앞에서 열린 모 정당의 거리유세에서 ‘희망돼지 저금통’이 유세차량에 실렸는지를 확인하려던 선거부정감시단원이 갑자기 출발한 차량의 뒷바퀴에 발이 깔려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14일 경남 창원시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 모 정당의 후보연설회에서는 흰 봉투가 건네지는 현장을 촬영하던 선거감시단원이 4명이 선거운동원에게 카메라를 빼앗기고 폭언을 듣기도 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