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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24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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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4개월 앞둔 직장인 윤모씨(29·여)는 얼마 전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이오치과에서 ‘허니문 덴탈 패키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치료를 받는다. 윤씨는 “질환이 있지는 않지만 이를 하얗게 만들고 단기간에 치열교정을 받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 치과에선 예비부부들을 상대로 치아미백, 스케일링, 입냄새 제거, 사랑니 제거, 잇몸색상 복원 등을 하나로 합쳐 ‘혼수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다.
치과측은 “이를 잘 관리해 두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과 시부모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 예비부부들이 많아져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야외와 스튜디오 촬영이라는 고답적인 결혼사진 제작에도 변화가 불고 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포이동의 ‘멜라’ 스튜디오에서는 혼수상품으로 ‘인테리어용 흑백사진’을 만들어 준다. 대표 준 초이씨는 “결혼사진을 인테리어 수단으로 삼는 경우가 많아 신혼집의 가구, 벽지, 조명 등을 미리 살펴 동일한 컨셉트로 사진과 액자를 제작한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뷰티숍 ‘인 앤 아웃’에서는 9월 도입한 ‘웨딩커플패키지’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함께 ‘첫날밤’을 위한 몸매 관리를 받는다. ‘커플룸’에 함께 들어가 남자는 복부, 여자는 어깨 허벅지 종아리살을 집중적으로 뺀다. 업체측은 결혼을 앞둔 커플이 서로에 대해 ‘성적 팬터지(아름다운 상상)’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말한다.
‘겨울결혼’도 수요층이 확고히 형성됐다. 메리어트, 하얏트 등 서울시내 특급호텔들은 대부분 11, 12월 예약률이 100% 꽉 찼다.
봄 가을로 양분되던 ‘결혼시즌’은 사실상 없어진 셈. 메리어트호텔 김지은 대리는 “특히 올 겨울은 송년 모임만큼이나 결혼식이 많다. 결혼식이 겹치는 성수기와 달리 하객 동원에 큰 부담이 없는 데다 계절이 다른 남반구에 ‘뜨는’ 신혼여행지가 많아진 것도 ‘겨울 결혼’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