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 스콜리아´-´브레인 스쿨´ 의 창의성교육 현장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6시 00분


숫자개념 균형감각 집중력을 키운다.-변영욱기자-
숫자개념 균형감각 집중력을 키운다.-변영욱기자-
“엄마 휴대전화 번호. 011-9717-××××. 자동차 번호. 음….”(우현·6)

“지인아, 다른 것 만들 만한 것 없을까?”(교사 김보람씨)

“이 그림책에 숫자가 나오는데….”(지인·6)

흔히 아이들이 접하는 숫자를 생각해 숫자카드를 만드는 시간. 숫자카드를 배열해 보고 또 블록을 이용해 그 숫자만큼 탑을 쌓는 작업이 이어졌다. 우현이가 교사의 말에 따라 척척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사이 지인이는 ‘지인이는 어떻게 생각해?’ ‘지인이도 해볼까’라는 교사의 주문에 응하는 식이었다. 그 사이 승우(6)는 ‘이 필통 누가 갖다 놓은 거야’ ‘선생님이랑 텔레파시가 통하네’라며 산만하게 굴었다.

지난 주말(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메사 스콜리아’ 교실. 숫자카드 만들기에 이어 과일그림 게임이 이어지자 아이들은 “게임 규칙을 가르쳐 주세요”라고 요구했다.

주사위 놀이를 하면서 숫자개념을 익히고 있다.-변영욱기자-

“우리가 아무것도 없는 흰 종이에 숫자를 써서 숫자카드를 만들었잖아. 마찬가지로 게임규칙도 새로 만드는 거야.”

‘새롭고’ ‘유용한’ 것을 만들어 내는 창의력. 모든 유아들에게 잠재돼 있다는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한 교육에 부모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히 학교 시험에서 중시되는 언어와 논리도 필요하지만 이 같은 능력의 토대가 되는 창의력이 취학 직전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우현이는 “주사위에 나온 색깔의 과일을 한 개씩 가져오자”고 했고 지인이는 “까마귀가 나오면 아무 과일이나 가져오자”고 제안하면서 부끄러운 듯 환하게 웃었다. 옆에서 바람개비 끼우기 작업을 하던 승우까지 ‘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박현순 부원장은 “이 아이들은 단순히 ‘가져온 과일그림을 바구니에 넣자’고 했지만 오전반 아이들은 같은 연령대인데도 ‘가져온 과일그림을 퍼즐판에 놓아 퍼즐을 맞추자’고 했다”며 “유아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창의력에서 개인차가 크게 난다”고 말했다.

이곳에선‘TCT-DP’(Test for Creative Thinking-Drawing Production)라는 창의성 검사와 함께 어린이 개개인에 맞는 맞춤식 수업을 한다. 담당교사 외에 관찰교사가 참여해 진행과정과 아이들의 태도를 노트북에 기록. 두 교사는 수업 후 분석을 통해 ‘적극적인’ 우현이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소극적인’ 지인에게서는 흥미와 도전의식을 끌어내고 ‘산만한’ 승우에게는 집중력을 키워주는 방향에 대해 얘기한다. 평소 컴퓨터게임에만 매달려 다른 데 집중하지 못하는 승우에게 틈틈이 ‘끼우기’ 작업을 시키는 것도 이 때문.

정우송이사는 “대부분의 조기교육이 인지적인 선행학습을 강조한 나머지 욕구나 흥미 집중력 창의력을 키워주지 못하고 있다”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뒤 이를 깨달은 엄마들이 많아 여기를 찾는 어린이 중 초등학생이 절반이나 된다”고 설명했다.

‘메사 스콜리아’가 독일 하노버대학의 클라우스 우어반교수의 TCT-DP 검사와 창의성 증진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데 비해 한솔교육의 ‘브레인스쿨’은 자체 개발한 검사기구와 사고력 증진 프로그램으로 교육한다.

이날 오전 서초구 서초동 ‘브레인스쿨’ 서초센터 교실. 교사 석재진씨가 ‘깐 감자’를 들고 생각놀이를 진행했다. 진호(6) 승환(5) 민용(6) 현서(6)가 만져보고 냄새를 맡고 잘라보면서 무엇인가 ‘추측’했다.

“너무 딱딱해.” “냄새는 없어.” “호박인줄 알았는데 씨가 없네.”

이 수업은 감자로부터 전분을 추출해 요오드를 떨어뜨려 청보라색으로 변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실험활동. 창의적 논리적 사고력 중에서 분석력을 키운다는 게 이곳의 설명. 식빵 밥 국수 무 사과 오이 중 전분이 들어있는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예측해 보는데 교사는 틀린 답이 나오더라도 수용해 가면서 사고력과 지식의 확장을 꾀한다. 또 직접 요오드를 떨어뜨려 보며 예측한 것과 비교해 본다. 아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요오드 반응의 원리를 이해하고 분석력을 기른다는 것.

김양숙원장은 “글자 한 자 아는 것보다 그 글자를 배울 수 있는 기초를 심어주는 것에 대한 엄마들의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며 “맞벌이 엄마의 자녀를 위해 주말반을 만들었는데 엄마의 직업 유무와 관계없이 평일에 유치원이다 학원이다 바쁜 아이들이 주말을 이용해 이곳에서 사고력 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여섯살짜리 쌍둥이를 보내고 있는 석혜정씨(35·서초구 잠원동)는 “유치원이나 학원에서 책상에 올라가 앉을 정도로 산만했던 준용이가 이제는 제법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나름대로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 표현할 정도로 달라졌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메모▽

△대상〓메사 스콜리아는 36개월∼초등 3학년, 브레인스쿨은 24개월∼취학전 유아 및 어린이 △수업시간〓주 1회 90분 △수업료〓메사 스콜리아는 월 22만원, 브레인스쿨은 월 13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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