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집값 ‘주춤’…시세 제자리, 대치동선 하락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25분


정부의 잇단 시장 안정대책에도 상승세를 거듭해 왔던 서울 강남 집값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오름폭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급매물도 나온다. ‘9·4 주택시장 안정대책(이하 9·4 대책)’이 점점 시장에 효과를 보이기 시작한 데다 가을 이사철이 마무리되면서 계절적인 비수기로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 1동 주공아파트는 ‘9·4 대책’ 발표 이후 일주일 동안 거래가 거의 중단됐다. 시세도 ‘9·4 대책’ 이전까지 꾸준히 오르다가 이후 제자리에 머물러△11평 3억2000만∼3억2500만원 △13평 3억7000만∼3억8000만원 △15평 4억8000만∼4억9000만원 △ 17평의 경우 5억5000만∼5억6000만원에 각각 호가 위주로 형성돼 있다.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업소 ‘미래 21’의 김봉균 사장은 “9·4 대책 발표 이전에는 하루 100여통 가까이 물건을 찾는 문의전화가 걸려왔었는데 최근에는 이런 전화가 모두 끊겼다”고 전했다.

강남에서도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대치동에서는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의 집중적인 감시를 받고 있는 은마 선경 쌍용 미도아파트 등의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가격은 500만∼2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인근의 중개업소 ‘S’의 관계자는 “세금을 중과세하고 세무조사에 착수한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1가구 3주택 보유자 등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포동도 그동안 꾸준히 오르던 집값이 멈춘 상태에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저밀도단지인 잠실 주공아파트 1∼4단지도 최고 3억8000만원까지 올라갔던 13평형이 최근 들어서 3억6000만원대로 떨어졌고 8, 15, 17, 19평형도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잠실 아파트공인 관계자는 “중개업소마다 10건 이상씩 매물이 쌓여 있다”며 “9·4 대책이 점차 효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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