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붉은악마 '초대형 태극기' 제작 이학재씨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40분


“일본 요코하마 경기장에서 제가 만든 태극기가 펼쳐지는 장면을 못 보게 돼 아쉽지만 대회 기간에 내내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습니다.”

이번 월드컵 기간에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등 경기장에 등장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초대형 태극기(가로 60m 세로 40m)를 만든 이학재(李學載·35·동우플래그 대표·사진)씨.

그에게 이번 월드컵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그는 “4월 말 대구에서 열린 한국-코스타리카팀 평가전 직후 ‘붉은 악마’ 응원단 측으로부터 초대형 태극기 제작을 의뢰 받고 ‘한번 해보자’고 시도한 것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에 감복해 곧장 제작에 들어가 직원 20명과 함께 5일간 밤낮을 잊고 매달린 끝에 무게 1.5t에 달하는 초대형 태극기를 만들어 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태극기가 경기장에서 활용되는 점을 감안해 5000여명이 15∼20초만에 펴고 접을 수 있도록 설계하고 제작했다.

이씨는 초대형 태극기 제작 과정에 대해 “생전 처음 해 보는 작업이라 밑그림 그리기부터 잉크 입히기와 방수처리 등 쉬운 일이 없었지만 국가 명예와 직결돼 있다는 생각으로 혼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3년여 전부터 태극기와 현수막 등을 제작해 오고 있는 이씨는 “붉은 악마 회원들이 비영리 단체인 점을 감안해 거의 이윤을 남기지 않고 태극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웃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태극기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크게 달라진 것 같아 흐뭇하다”며 “대구에서 만들어진 태극기가 29일 3, 4위전이 벌어지는 대구 경기장 응원에서 또 한번 위력을 발휘해 우리 대표팀이 3위를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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