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증언 꼼짝마" 영동지원 디지털카메라 설치 표정 등 관찰

  • 입력 2002년 2월 14일 18시 33분


법정에서 증인들이 거짓말을 할 때 나타나는 미세한 표정의 변화, 목소리의 떨림, 붉어진 얼굴과 식은땀 등을 생생하게 잡아내는 디지털 카메라 장비가 법정에 설치됐다.

청주지법 영동지원(임시규·林時圭 지원장)은 1월부터 법정에 카메라와 컴퓨터 모니터, 마이크 등을 설치하고 증인들의 증언 장면을 CD에 녹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증인신문 내용이 속기사에 의해 ‘예’나 ‘아니오’라는 짧은 대답 형식으로만 서류에 남겨지던 것에 비하면 한 차원 높아진 기록방식이다.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사건 당사자나 증인들의 신문 내용은 곧바로 CD에 저장돼 기록에 첨부되며 판사들은 1, 2, 3심 과정에서 필요할 때마다 이를 다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최첨단 장비를 법정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증인들이 위증을 하지 못하도록 해 사건의 실체 규명에 도움을 얻기 위한 것.

속기 형식의 기록과 시간 제한에 얽매여 있던 증인신문이 미국식의 자유로운 증인신문으로 바뀌어 역동적인 재판 진행이 가능해지는 장점도 있다.

판사들은 증인들의 목소리와 표정 변화 등을 재판 후에 다시 관찰함으로써 올바른 판결을 하는 데 도움을 얻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임 지원장은 “법정에서 위증이 난무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를 실질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었다”며 “카메라를 설치한 이후 선명한 표정과 음성, 증인의 신중해진 증언 태도 등을 통해 실체 발견에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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