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남검찰총장 사의표명…“李게이트 검찰수사결과 책임”

  • 입력 2002년 1월 14일 00시 25분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이 13일 밤 지난해 동생 승환(承煥·49)씨를 무혐의 처리한 검찰의 수사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차정일(車正一)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승환씨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된지 5시간여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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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이중훈(李重勳) 공보관은 이날 밤 11시20분경 “총장께서 방금 사의를 표명했다는 뜻을 언론사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또 오홍근(吳弘根)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신 총장은 이날 밤 이상주(李相周)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사의를 표명해왔다”며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금명간 후임 검찰총장을 임명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작년 5월 취임, 8개월만에 물러나는 신 총장의 잔여 임기는 1년4개월이다. 후임 총장에는 내부에서 심재륜(沈在淪·사시 7회) 대구고검장, 김경한(金慶漢·사시 11회) 서울고검장과 김승규(金昇圭·사시 12회) 법무부차관과 외부에서 이명재(李明載·사시 11회) 전 서울고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 총장은 지앤지(G&G)그룹 회장 이용호(李容湖)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아 한국자산관리공사와 금융감독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동생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직후에도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으나 청와대와 여권 핵심부의 뜻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전해듣고 자진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장은 서울시내 모처에서 이날 밤 검찰 간부들과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뒤 이상주 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측근들도 용퇴를 건의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신 총장의 사의 표명과 관련, “만시지탄이나 사필귀정으로, 이를 계기로 검찰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사퇴했다고 면죄부를 받은 것은 아닌 만큼 고의적으로 왜곡 수사를 지시했는지 등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이상록기자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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