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TV경마장 설치 울산시와 시민단체 마찰

  • 입력 2001년 11월 7일 00시 32분


경마장장외발매소(TV경마장) 설치 여부를 놓고 울산시와 시민단체가 정면 대립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방세수 증대를 위해 TV경마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울산참여연대와 일부 시의원들은 “사행심을 만연시킬 우려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TV경마장은 경마장에서 벌어지는 경마를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TV를 보며 경마게임에 참여하는 것.

▽울산시 입장〓지난해 11월 한국마사회에 TV경마장 설치를 신청한 시는 최근 한국마사회로 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자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개장 준비에 착수했다.

시는 TV경마장 유치 신청 이유로 “현재 7개 광역자치단체, 28곳(3곳은 올 연말 설치예정)에 설치돼 있고 지방세수가 증대된다”고 밝혔다.

시는 세수 증대 근거로 총 매출액의 10%를 차지하는 마권세(馬券稅) 가운데 절반은 TV경마장이 소재한 자치단체에 귀속되도록 지방세법에 규정돼 있어 울산의 인구 등을 감안한 연간 마권 매출액이 2000억원이 초과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100억원의 세수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것.

시는 TV경마장 유치로 발생하는 지방세수로 2005년 전국체전에 대비한 경기장 확충비용에 충당한다는 계획으로 내년초까지 한국마사회와 농림부에 승인을 받아 개장할 방침이다.

▽사회단체 등의 반발〓울산참여연대(공동대표 도광록)는 최근 발표한 성명서에서 “시가 지역사회에 사행심을 조장하는 불건전 시설인 TV경마장을 의견수렴절차 없이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100억원의 세수증대를 위해 시민들이 2000억원 이상을 경마에 쏟아부어야 하고 △지역자금의 역외(域外)유출이 심화되고 소비향락산업만 부추킬 것 이라고 밝혔다.

울산시의회 강석구(姜錫求)의원도 “제조업체가 밀집된 울산은 타 광역시에 비해 지방재정상태가 양호한 편인데 사행심을 조장하는 TV경마장을 굳이 유치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입장〓시민단체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울산에 TV경마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 김종필(金鐘泌)홍보과장은 “올해 1300만명이 경마에 참여하는 등 경마는 국내 최고의 성인 레저스포츠로 자리잡았다”며 “경마장이 없는 지역에 TV경마장을 설치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로 TV경마장이 설치된 지역에는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훨씬 많다”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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