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항 병역비리 90건 12억 챙겨

  • 입력 2001년 10월 3일 18시 39분


서울지검 특수1부(박영관·朴榮琯 부장검사)는 박노항(朴魯恒·50) 원사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한 결과 박 원사를 통해 병역면제를 청탁한 사람과 알선자 등 모두 127명을 적발해 이중 53명을 구속하고 62명을 불구속입건, 12명을 지명수배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또 박 원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별도의 병역비리 사범 53명도 적발해 전 대구지방병무청장 서모씨(51) 등 23명을 구속하고 5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원사는 총 90건의 병역비리를 알선한 대가로 12억135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올해 4월25일 박 원사를 검거한 뒤 국방부 경찰과 함께 공동수사반을 편성, 5개월 동안 총 300여명을 소환 조사해 이같이 밝혀냈다”고 말했다.

박 원사와 관련된 병역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사람은 병역비리 청탁자 32명과 병무청 직원 11명, 군인 및 군무원 9명, 군의관 1명 등 총 53명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아들의 병역면제 등을 청탁한 혐의로 구속 또는 불구속 입건된 부모는 사업체 대표가 41명으로 가장 많았고 병원장과 의사 등 의료인이 8명, 대기업 임원 6명, 전현직 공무원 4명, 언론인 3명 등이었다.

검찰은 박 원사 관련 병역비리에 대한 공동수사반을 9월말 해체하고 1일부터는 통상적인 수사체제로 전환해 서울지검 특수1부가 병역비리 전담검사를 지정해 계속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박 원사는 정관계와 재계 인사 등의 자녀에 대한 병역면제를 주로 알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수사 결과 이들 인사의 병역비리 혐의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름이 거론됐던 정치인 등의 혐의 대부분이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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