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의혹 관련자 전원소환"…검찰, 외압여부 본격 수사

  • 입력 2001년 8월 8일 18시 28분


인천지검 특수부(윤석만·尹錫萬 부장검사)는 인천공항 유휴지 개발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외압의혹’을 제기한 공항공사 이상호(李相虎) 전 개발사업단장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고소한 ㈜스포츠서울21 대표 윤흥렬(尹興烈)씨를 8일 오후 소환해 고소인 조사를 벌였다.

윤씨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앞서 이날 오후 7시반경 인천지검에 도착, “하루빨리 의혹을 해소시키기 위해 서둘러 출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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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검찰에서 “공항 유휴지 개발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어떠한 영향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또 민간 사업자 선정심사를 맡은 ‘투자유치시설 사업평가회’ 위원과 사업을 담당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실무자 등 2명을 9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 사업자 선정절차 및 방법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검찰은 또 인천공항기자단 간사인 모 언론사 기자에게도 보도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하기 위해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를 요청했다.

검찰은 이 전단장을 이번주 안으로 소환, 허위사실을 유포했는지 여부와 청와대 국중호(鞠重皓) 행정관이 그에게 전화를 걸어 유휴지개발사업자 선정에 압력을 행사했는지에 대해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또 유휴지 개발사업과 관련, ㈜원익컨소시엄과 ㈜에어포트72 컨소시엄이 공항공사 직원과 평가위원에게 로비를 했는지의 여부와 뇌물 제공여부도 함께 조사하기로 해 광범위한 계좌추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범관(李範觀) 인천지검장은 이와 관련해 “이 사건에 많은 의혹이 제기된 만큼 관련자 전원을 소환해 한점 의혹 없이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그러나 “소환대상자에 민주당 김홍일(金弘一) 의원이나 김 의원 보좌관이 포함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함구’했다.

인천지검은 당초 이 사건을 형사5부에 배당하려다 특수부에 배당했다. 특수부 배당은 명예훼손혐의만 수사하려는 것이 아니라 외압의혹의 실체를 밝히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강동석(姜東錫)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8일 오후 이 전단장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혐의로 인천지검에 고소했다.

이 전단장은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맞고소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검찰에서 진위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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