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보고서 "한국교육 획일화 탈피해야"

  • 입력 2001년 4월 2일 22시 57분


“한국 교육은 각종 규제를 제거하고 중앙집권화를 탈피해 교육 전반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교원의 질을 향상해야 하며 대학 교육과 산업체의 연계성을 확대해야 한다.”

세계은행은 최근 ‘21세기 지식기반 경제로의 이행에 따른 한국의 인적자원개발’이란 보고서에서 이같이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중앙 정부가 학교 형태는 물론 학생입학 교육과정 교과서 교사임용 입학금 등록금까지 규제하고 있으며 교육서비스에 있어서 공사립간 구별이 없다”면서 “교육시스템 전반에 대한 통제가 교육을 경직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이어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학부모들은 학교 교육에 불만스러워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신입사원의 전문성과 기술부족을 불평하고 정부는 현 교육시스템이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고 한국 교육현실을 진단했다.

대학교육에 대해서는 △교육과정의 거의 똑같고 △학생들은 거의 같은 지식과 기술을 갖게 돼 시장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분석하고 △시장의 요구와 교육시스템을 통합할 수 있는 기제를 개발하고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력 정보통신기술력 사고력을 키울 것을 주문했다.

세계은행의 이 같은 처방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국교육정책 권고안과 유사하다.

OECD는 최근 권고안에서 “국가 전체의 교육과 훈련을 통제 관리하기보다 국가적 정책목표가 잘 이행되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시 도 당국과 일선 학교들이 자기 통제 하에 교육 훈련의 질을 평가 통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OECD는 또 “교육 정책의 목표는 교원들이 학생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에게 책임의식을 갖게 하는 것이 돼야 한다”면서 “교육 종사자들이 교육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잘 관리되고 조직돼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은행과 OECD의 이 같은 평가와 권고는 거의 매번 되풀이되는 것으로 한국 교육의 갖가지 개혁안에도 불구하고 변화 속도가 더디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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