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검, 성인오락실 단속 16명 구속…검사음해등 조직적 반발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37분


“대전처럼 검사 생활 하기 힘든 곳은 처음 봤습니다.”

최근 대전지검의 한 간부가 털어놓은 말이다.

90년의 ‘판검사 폭력배 술자리 합석사건’, 99년의 ‘대전 법조 비리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대전지역 검찰이 이번에는 ‘성인오락실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전지검은 지난해 10월 조직폭력배의 자금줄 차단을 위해 대전시내 성인오락실에 대한 단속에 나서 최근까지 성인오락실 업주 15명과 이들에게서 뇌물을 받은 경찰관 1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성인오락실 업주와 경찰 고위간부, 검찰 직원들간에 연루 의혹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26일 한 지방신문 홈페이지에 검찰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게재되면서 대전지검은 ‘음해’라면서도 긴장을 하고 있다.

‘문승환’이라는 ID를 가진 사람은 이 글에서 성인오락실 수사검사 2, 3명의 실명을 들며 이들이 성인오락실 업자의 향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특히 향응을 받았다는 시기와 장소, 술값, 합석자 명단 등이 상세히 적혀 있는가 하면 수사과정에서의 가혹행위 등도 거론돼 있다.

이 글은 3시간 만에 삭제됐으나 이 지역 언론계와 경찰, 오락실 업계, 유흥가 등에 출력된 문건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전지검의 한 고위간부는 27일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작성된 명백한 중상모략”이라며 “(글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이 가나 현재로선 수사력을 엉뚱한 데 쏟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를 계기로 검찰은 오히려 전의(戰意)에 불타고 있다”며 “담당검사에게 ‘개의치 말고 수사에 열중해 결과로 보여주라’고 격려했다”고 덧붙였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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