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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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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설치회사인 한무컨벤션측은 이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거액이 들어가는 카지노 부대시설 설치작업을 허가에 대한 확신 없이 진행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일부에서는 정관계 실력자들의 사전 내락이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로비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한다.

▼유력정치인 이름 나돌아▼
| ▼내용 요약▼ |
| - 한나라당 "카지노 현장조사" |
▽사전 내락 의혹〓카지노 사업은 막대한 이권이 걸려 있는 사업이다. 국내의 한 카지노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특히 한무컨벤션이 카지노장을 설치 중인 코엑스단지의 경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집중되는 곳이어서 이곳에 카지노가 실제로 들어설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이권이 보장될 것으로 전망한다.
카지노 업계에서는 유력 정치인과 그 아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또 현 정권의 실력자 이름도 거론된다. 이들 실력자에게서 카지노 신설 허가를 확약받은 한무컨벤션이 거액을 들여 카지노 부대시설 설치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무컨벤션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숨은 손' 없이 법개정 됐을까▼
▽관련법 개정〓한무컨벤션은 98년 12월 관광진흥법이 바뀌어 당초 설치가 불가능했던 카지노장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개정 전의 법에 ‘특1급 관광호텔’로 규정됐던 카지노 허가 대상이 법 개정에 따라 ‘특1급 호텔 또는 국제회의시설(컨벤션센터)의 부대시설’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98년 7월 한무컨벤션 김용식(金勇植)회장이 무역협회와 오크우드호텔 및 그 부속건물격인 컨벤션에넥스빌딩 부지 사용계약을 체결하면서 컨벤션에넥스빌딩의 용도를 호텔의 부속시설이 아닌 코엑스 컨벤션센터의 부속건물로 하기로 했고 5개월 뒤 법이 개정돼 컨벤션에넥스에 카지노 설치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법 개정을 가능하게 한 ‘보이지 않는 힘’이 있었는지 의혹이 제기된다.
▽용도변경〓카지노장이 있는 컨벤션에넥스 2, 3층은 98년 3월 건축허가 당시 업무 판매 시설로 등록됐으나 관광진흥법이 바뀐 뒤 99년 8월 카지노 설치가 가능한 ‘위락시설’로 용도가 변경됐다.
계약에 따라 한무컨벤션은 무역협회에 건물 용도변경에 대한 사전동의를 구했고 무역협회는 이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 "수사단서 충분"▼
▽수사여부〓청와대와 감사원 경찰 등은 본보 보도 이후 카지노장이 설치된 경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한무컨벤션이 접촉한 정관계 인사들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실제 불법 카지노 영업이 이뤄진 것이 아니고 로비의 구체적 단서가 없어 수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감사원도 서울시와 강남구청 등을 통해 카지노장 관련 자료를 입수해 분석 중이나 본격적인 조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조계 일부에서는 지금까지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수사의 계기나 단서는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