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전직경제수석 지휘자로 '화려한 외도'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0분


김영삼 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장과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인호(金仁浩·사진) 와이즈인포넷 회장이 KBS교향악단을 지휘한다. 이 교향악단 역사상 아마추어 지휘자가 공식 연주회를 지휘하기는 처음.

김회장은 2일 오후 7시반 KBS홀에서 열리는 신년 특별음악회에서 차이코프스키 ‘슬라브 행진곡’을 지휘한다. KBS교향악단은 고전음악의 저변확대와 정기회원의 자부심 고취를 위해 악단 정기회원인 김회장에게 지휘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학창 시절 장래희망은 지휘자였죠. 웬만한 고전음악 레퍼토리는 다 머릿속으로 외우고 있습니다. 유학 시절에는 도서관에 공부하러 가서 헤드폰을 끼고 음악만 듣다 온 일도 많았어요. 이제 일생의 가장 큰 소망 중 하나를 성취하는 셈이죠.”

그는 경제수석 시절 터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와 관련해 구속돼 구치소 생활을 할 때도 관현악 악보를 보면서 마음속에 떠오르는 선율에 따라 혼자 지휘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부친 김영환 목사는 바이올린을 잘해 숭실전문학교 동문인 ‘애국가’ 작곡자안익태와 함께 바이올린 첼로 이중주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부친의 영향을 받은 그 역시 아 어려서부터 클래식음악에 관심을 가졌고 70년대 미국 시카고총영사관에 경제담당 영사로 근무할 때 음반 사모으기가 첫 번째 취미였다고 고백했다. “고위급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에게도 음악듣기를 취미로 권하고 싶어요. 음악이 갖는 균형과 조화를 알게 된다면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이나 독선이 줄어들 겁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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