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수색중 지뢰터져…두명의 대대장 다리 잃어

  • 입력 2000년 6월 29일 07시 12분


최전방 수색대대장의 용기와 기지가 부하 대원들의 희생을 막았다.

27일 경기 파주시 군내면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육군 전진부대 수색대대장 이종명(李鍾明·40·육사39기)중령과 신임 대대장 설동섭(薛桐燮·39·육사40기)중령이 정찰중 대인지뢰를 밟는 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으나 이들의 살신성인이 부하들의 목숨을 구했다.

이들은 수색대원 18명을 데리고 이날 판문점 동남쪽 5㎞ 지점의 군사분계선 인근지역을 수색중이었다. 오전 10시 47분경, 갑자기 ‘꽝’하는 폭음과 함께 앞장서 가던 설중령과 3중대장 박영훈(朴英燻·27·육사52기)대위가 쓰러졌다. M3 대인지뢰를 밟은 것. 설중령은 다리가 절단됐고 박대위는 허벅지 관통상을 입었다.

조금 처져 가던 이중령이 다급하게 외쳤다. “신임 대대장이 다쳤다. 나 혼자 들어갈 테니 너희들은 들어오지 마라.” 그가 설중령을 구하기 위해 혼자서 사고현장으로 들어간 뒤 또 한차례 폭음이 울렸다. 그마저 지뢰를 밟은 것.

뒤따르던 정보장교와 지뢰탐지병 등이 급히 달려가려 했으나 이중령은 “위험하니 들어오지 말라”고 소리쳐 막았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채 철모와 소총을 끌어안고 10여m를 포복으로 기어나온 후 의식을 잃었다. 육군대학 교관으로 발령받은 이중령은 다음달 6일 이취임식을 앞두고 설중령과 업무 인계인수를 위해 DMZ 수색정찰에 함께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 육군은 이중령 등 3명에 대해 훈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황유성기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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