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시험 취소 소동…문제지-테이프 배열 엇갈려

  • 입력 2000년 6월 9일 19시 13분


9일 오전 서울 경희대와 부산대 등 전국 10개 대학에서 5300명을 대상으로 동시에 진행된 토플(TOEFL)시험이 듣기 문제지의 문항 배열 착오로 중간에 취소돼 응시생들이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소동은 오전 9시에 시작된 듣기 부문 시험에서 배포된 문제지 중 절반이 테이프에서 나오는 문항과 순서가 달라 발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토플시험 주관단체인 한미교육위원회는 듣기시험을 뒤로 미루고 문법과 독해 부문 시험을 먼저 진행했으나 토플 주관처인 미국 교육평가원(ETS)의 통보를 받고 오전 10시10분경 시험을 취소했다.

시험이 취소되자 대입을 앞둔 고교 3년 수험생들과 휴가를 낸 직장인 등 응시생들이 시험장에서 감독관에게 불만을 터뜨리거나 서울 마포구 염리동 한미교육위원회를 직접 찾아 직원들에게 항의했다.

한 학부모는 “딸아이가 몇 달 동안 토플시험에 매달려 왔는데 주관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시험을 못보게 됐다”며 “곧 학기말 시험이 있기 때문에 토플 준비를 다시 하기도 어렵다”고 항의했다.

응시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한미교육위원회는 다음달 8일을 추가 응시일로 정해 시험을 다시 치를 수 있게 하고 원하는 경우 응시료를 환불해 주기로 했다.한미교육위원회 호레스 언더우드 단장은 “인쇄회사측에서 문제지를 인쇄하는 과정에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한편 97년 11월에 치러진 토플시험 때도 똑같은 사정으로 시험이 중단됐으며 92년 1월에는 시험문제가 사전에 유출돼 시험이 취소됐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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