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金 파문]검찰 수사 안하나 못하나

  • 입력 2000년 5월 5일 2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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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김 로비의혹 재수사 문제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린다 김의 편지 공개 직후 “두고 보자”고 말했던 김재기(金在琪) 서울지검 1차장은 “더 두고보자”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정치권의 이런저런 언급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사실상 수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굳힌 분위기다. 대검 고위 간부는 4일 “진상조사를 위한 어떤 수사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간부는 “(수사는)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고 단언할 정도. 실제로 수사착수를 위한 어떤 움직임도 없다. 휴일인 5일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들은 아예 출근도 하지 않았다. 린다 김 외에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한 인물도 없다. 검찰 간부는 “(관련 전직 고위공직자들이) 샌타바버라 해변을 가든 어디를 가든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검찰이 수사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수사대상이 안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 사이의 ‘사적(私的) 관계’가 밝혀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목표로 수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수사불가의 이유를 달리 보는 시각도 있다. 린다 김은 3월 초 돌연 귀국했다. 당시로서는 구속여부까지도 각오해야 할 상황인데 배짱 좋게 귀국한 것. 그는 또 검찰 수사과정에서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믿는 구석’이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 같은 점으로 미뤄 린다 김은 정권이 바뀐 뒤 새로운 실세들과도 ‘끈’을 만들어놨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때문에 검찰이 재수사 착수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얘기도 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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