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장차'타고 학교가요"…관악署 서울대생 등교지원

  • 입력 2000년 4월 7일 20시 03분


‘무시무시한 닭장차’가 등교 버스로…. 90년대 초까지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에게 경찰 기동대 병력 수송 차량은 화염병과 돌을 막기 위해 차창마다 철망이 쳐져 있어 ‘닭장차’로 불렸다. 시위가 빈발했던 그 시절, 학교 앞에 닭장차라도 보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했지만 이젠 격세지감을 느끼게 됐다.

바로 그 닭장차가 서울대생들의 등교 버스로 탈바꿈하기 때문. 서울대는 7일 서울대입구 전철역에서부터 캠퍼스까지 매일 ‘등교 전쟁’을 치르는 재학생들을 위해 10일부터 매일 오전 8시반부터 1시간 동안 인근 관악경찰서로부터 기동대 버스 3대를 지원받아 순환 운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학 법대 76학번인 관악서 김중확(金重確)서장이 4일 버스 정류장에서 전철역까지 50여m나 줄지어선 서울대생들을 보고 기동대 버스를 지원할 의사를 밝혔고 이를 대학본부와 총학생회가 받아들인 데 따른 것.

김서장은 “학생들이 등교 때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것같아 기동대 버스를 지원키로 했다”며 “학생과 경찰의 거리감을 좁힐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 셔틀버스 13대로 쉼없이 학생들을 실어 날라도 역부족이었다”며 “예전과는 달리 학생들도 별 거부감이 없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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