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로비의혹수사]金법무, 전화번호 바꾸며 두문불출

  • 입력 1999년 5월 30일 19시 18분


‘고급 옷 로비’ 의혹사건 수사가 시작된 28일 이후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에게 ‘잠 못이루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김장관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검찰청에 소환돼 1차조사를 받은 28일 거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11시가 조금 넘어 집으로 돌아온 김장관은 술기운에 의지해 잠을 청하려 했으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

연씨가 밤샘조사를 받고 귀가한 직후인 29일 오전 과천 법무부청사로 출근한 김장관에게는 한나라당 의원 5명이 방문한다는 소식이 도착해 있었다.

김장관은 “집사람이 관련된 일인 만큼 인간적인 측면에서 양해해 달라”며 이들의 면담신청을 피했다.

그는 이날 낮12시경 “약속이 있다”며 집무실을 떠난 이후 최경원(崔慶元)법무부차관으로부터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면담결과를 보고받았다.

김장관은 최근 취재진의 전화공세에 시달리자 자택의 일반 전화번호를 바꾸는 등 28일 밤부터 외부와의 연락을 아예 끊어 버렸다.

한편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도 막역한 검찰선배인 김장관을 직접 만날 처지가 아니다. 두 사람은 김장관이 검찰총장시절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지검장으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관계다.

박총장은 29일 오후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 부모님을 뵌 뒤 30일 오후 돌아왔다. 이 사건 수사가 한창 진행중이기 때문에 괜한 오해의 소지를 피하기 위해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 사람은 수사결과가 발표된 직후에는 직접 대면해야 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해외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6월1일 또는 하루 뒤인 2일까지는 검사장급 이상 검찰간부들의 인사안을 확정해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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