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정 인양]해저 150m 특수작전…석달만에 인양

  • 입력 1999년 3월 17일 19시 04분


조타실과 기관실은 형체만 남은채 심하게 파손돼 있었다. 76㎜ 함포를 맞은 듯 선체 곳곳에는 파편자국이 나있었고 2,3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공작원의 시체는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된 상태였다.

지난해 12월18일 전남 여수 앞바다에 침투했다가 발각돼 도주하다 경남 거제도 남방 1백㎞해상에서 격침됐던 북한 반잠수정은 침몰 3개월만인 17일 이렇게 처참한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 작전사령부 산하 55전대장인 진교중(陳敎仲·49·해사28기)대령의 지휘로 진행된 이날 인양작업은 해난구조대(SSU)잠수요원들이 수심 1백50m에서 반잠수정에 철제 로프를 묶고 인양함(청해진함)의 크레인이 서서히 끌어올리는 식으로 이뤄졌다.

엄청난 수압에 와이어가 풀리거나 끊어지지 않도록 분당 2∼3m씩 잠수함을 들어올리는 극히 조심스럽고도 어려운 인양작업이 계속됐다. 작업시작 1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28분 마침내 북한 반잠수정이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은 이날 잠수요원들이 수중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함상 감압실(DDC)에서 적응훈련을 받은 뒤 혼합기체(산소+헬륨)로 숨쉬는 ‘포화잠수방법’을 시도했다. 포화잠수로 수심 1백50m까지 내려가 선체인양 작업을 벌인 것은 세계에서 처음.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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