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沈고검장 징계위 표정]선배도 후배도 『착잡』

  • 입력 1999년 2월 4일 07시 58분


“이제 먼길을 떠납니다.”

3일 오후 5시20분경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참석하고 나온 심재륜(沈在淪)대구고검장이 기자들에게 혼자말처럼 말했다.

그는 징계위에 참석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징계위는 합법적으로 열리는 것인 만큼 법조인으로서 법에 따라 참석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후배검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고통의 멍에는 나혼자로 족하다. 조직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본질을 이해하고 슬기롭게 행동하기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총총히 법무부 청사를 떠났다.

심고검장이 징계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한 것은 이날 오후2시50분경.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차에서 내린 그는 곧바로 청사 2층에 있는 법무부 차관실로 들어갔다. 차관실에서 약 5m 떨어진 곳이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소회의실. 이어 징계위원들이 속속 차관실로 들어갔다.

6명의 위원들 중 유일하게 심고검장(사법시험7회)보다 선배인 김상수(金相洙·사시6회)서울고검장에 이어 후배인 최경원(崔慶元·사시8회)법무차관 박순용(朴舜用·사시8회)서울지검장 등 징계위원들이 차례로 심고검장과 인사를 나눴다.

심고검장은 차관실에 약 5분간 머문 뒤 3시5분경 옆방인 장관실로 가서 징계위원회 위원장인 박상천(朴相千)법무장관과 20여분간 개인 면담을 했다. 심고검장은 이자리에서 섭섭한 감정을 피력했으며 박장관도 이 자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기전 왜 장관에게 건의할 생각을 하지 못했느냐”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원회가 끝날 무렵 심고검장과 징계위원 모두 굳은 얼굴로 소회의실을 떠났다.

〈서정보·부형권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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