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관광]이산가족교류 물길 열릴까?

입력 1998-11-23 19:29수정 2009-09-2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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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으로 본격화된 대규모 남북인적교류가 이산가족의 생사 주소 확인과 상봉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북한이 첫 금강산 관광에 나선 실향민들 중 장전항 출신인 박순용씨(76)에게 모친이 이미 세상을 떴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등 이산가족문제에 다소 유연해진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51년 3월에 월남한 박씨는 19일 입항절차를 담당하던 북측 통행검사소의 한 관계자에게 어머니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 줄 것을 부탁했고 하루만인 20일 어머니가 10여년전에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북측 관광안내원과 관계자들은 박씨 외에도 혈육의 생사확인을 요청한 금강산지역 출신 관광객들에게 “내년 봄 쯤 다시 오면 그때까지 알아보겠다”는 언질을 주기도 했다. 북한은 일부 실향민들이 미리 준비해 온 술과 과일 등을 차려 놓고 약식으로나마 부모제사 지내는 것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은 23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혈육의 생사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이산가족 관광객들의 요청을 북한이 수용한 것은 상당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같은 북측의 태도가 이산가족교류의 물꼬를 트는 조짐이라고 성급히 단정짓기는 어렵다. 박씨의 경우 어머니의 사망사실을 확인해 준 것은 북한 당국의방침에의해서라기보다는현지 관계자가 박씨의 딱한 호소를 듣고 인도적 차원에서 요청을 들어줬을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는 금강산관광이 본궤도에 오르고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북한이 고향방문에 비해 부담이 적은 이산가족 생사확인, 서신교환, 면회소 설치에는 응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가 개설 준비 중인 현대 금강산사무소가 이산가족 교류를 위한 비공식적인 연락사무소로 쓰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내년부터 이산가족들이 제삼국을 통해 북녘에 두고 온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는데 드는 비용의 일부를 국고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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