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회장의 소 5백마리]農牛귀해 육우로 쓰진 않을듯

  • 입력 1998년 6월 15일 19시 53분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과 함께 북행(北行)길에 나서는 소 5백마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현대측과 정명예회장의 방북 문제를 협의해 온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측은 이들 소를 농우(農牛)로 쓰겠다고 약속했다. 강원 함남 함북 양강 자강도 등 식량사정이 어려운 지방의 농사일에 동원하겠다는 것.

그러나 70만평이나 되는 충남 서산농장의 넓은 초원에서 ‘호강’하며 자라온 이 소들이 과연 힘든 농사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서산농장측은 “성질이 온순한 한우이기 때문에 길들이면 농우로 쓸 수 있다”고 설명하나 일각에서는 송아지 때 코뚜레를 뚫고 일소로 훈련시키지 않은 성우(成牛)를 농사일에 부리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대한적십자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실제로 일을 하게 될 소는 이번에 가는 소들이 낳을 2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소를 함부로 잡지 못하도록 특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귀하기도 하지만 농사일은 물론 각종 노력동원에 고루 쓸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따라서 이 소들이 당장 육우(肉牛)가 돼 북한주민들의 식탁에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