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가 28일 발표한 吳益濟(오익제)씨의 월북사건 중간수사결과는 오씨에 대한 수사가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음을 보여 주고 있다.
안기부는 그동안 오씨의 간첩활동혐의 및 오씨 월북과 관련한 국내 지원세력을 집중추적해 왔으나 『오씨의 월북이 북한의 치밀한 사전 유인공작에 의한 것』이라고 잠정결론을 내렸을 뿐 별다른 수사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 수사내용 ▼
안기부에 따르면 오씨는 93년 10월18일 재미 북한공작원인 전금관광여행사 대표 金充子(김충자)씨의 주선으로 북경에서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회 위원장 柳美映(유미영)을 만나 「동학혁명 1백주년 기념행사」공동개최문제를 합의하고 북한의 사위를 만나 노모와 처 딸 등 가족사진을 전달받았다.
오씨는 95년1월10일 유미영에게서 「북반부에 있는 부인과 딸은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 민족대단결과 90년대 조국통일을 위해 계속 유익한 일을 하리라 믿는다」는 내용의 서신을 받았다.
오씨는 이어 그해 4월 재북 가족상봉을 목적으로 방북신청을 했으나 신변안전보장문제로 불허됐으며 이어 6월 유미영에게서 「단군릉 참관 및 통일문제 논의」목적의 방북초청장을 받았으나 북한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허용되지 않았다.
오씨는 지난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김충자씨의 안내로 북경에 도착, 이튿날 북한공작원에게 인계된 뒤 광복절에 맞춰 북한 공작원의 안내를 받아 열차편으로 평양에 도착했다고 안기부는 밝혔다.
▼ 수사방향 ▼
안기부는 오씨가 93년 이후 장기간 북한공작조직과 연계된 혐의가 포착된 만큼 간첩혐의 규명과 연계망 색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오씨 월북과 관련한 국내외 지원세력 등 배후세력을 규명하고 부동산 매각대금 등 그동안 조성한 자금의 사용처 및 불순자금 유입 여부 등을 정밀수사할 계획이다.
오씨의 자택에서 국민회의 정세분석보고서(7월2일자)가 나온 경위와 오씨가 국민회의 및 아태재단과 통화한 내용에 대해서도 수사중이다.
안기부는 국민회의가 오씨의 월북을 안기부의 기획입북이라고 한 것과 관련, 이 제보자가 오씨의 평소 행적을 아는 사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양기대·하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