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변수/김현철씨 조사]검찰수사 이모저모

  • 입력 1997년 2월 15일 20시 19분


[이호갑 기자] ○…金起秀(김기수)검찰총장과 崔明善(최명선)대검 차장은 주말인 15일 오후 늦게까지 청사에 남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의 국민회의 의원들에 대한 고소장 접수를 기다렸으나 월요일인 17일 접수시킨다는 보고를 받자 오후 4시가 넘어서 퇴근. 김총장은 오후 1시20분경 퇴근할 예정이었으나 현철씨가 고소장을 접수시키기로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崔炳國(최병국)대검 중수부장을 긴급 호출해 장시간 회의를 갖는 등 퇴근을 늦춘 것. ○…15일 오후 1시경 김현철씨가 고소장을 접수시킬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검청사 1층 로비에는 취재기자들이 몰려들어 북적댔으나 오후 4시반경 17일로 변경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허탈한 표정. 기자들은 김씨가 예정된 시간에서 3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자 대검청사에 들어오는 외부인들을 일일이 쫓아가 확인하고 사진을 찍는 해프닝이 속출. 특히 당진화력발전소 사업계획에 관한 서류를 전달하기 위해 대검을 찾은 한전 직원은 승용차에서 내리자마자 20여명의 취재진이 달라붙어 『고소장은 가지고 왔느냐』는 등의 질문공세를 받고 어리둥절한 반응. ○…검찰은 수사 막바지에 김현철씨 조사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자 파장국면에서 다시 긴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 최중수부장은 이날 아침 8시반경 출근하면서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대통령이나 청와대로부터 현철씨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받았나』라는 질문에 『전혀 지시 받은 바 없다』고 부인. 최중수부장은 그러나 총장실 보고를 마친 뒤 『어떻게 내가 검찰총장에게 먼저 통보가 왔는지 물어볼 수 있겠나』고 말해 묘한 여운. 李廷洙(이정수)수사기획관도 『오전에 文鐘洙(문종수)청와대 민정수석이 현철씨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는 보도와 관련, 「그런 지시를 한 적이 전혀 없으며 청와대에서 지시할 성격도 아니다」고 해명한 것 그대로』라며 『검찰로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다』고 거듭 강조. ○…한편 최중수부장이 전날 뉴스브리핑 때까지도 현철씨에 대해 전혀 조사할 뜻이 없다고 거듭 강조하다 이날 오후 기자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증거를 제출하거나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통보해올 경우 언제라도 불러 조사하겠다」고 이례적으로 입장을 정리한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 최중수부장은 『기자들이 자꾸 현철씨와 관련된 의혹을 확인하는 전화를 거는 등 엇갈리는 말들이 많아 검찰의 공식입장을 확인해주는 차원에서 밝힌 것일 뿐』이라고 해명. 그러나 검찰주변에서는 최중수부장이 현철씨에 관한 언급을 회피해오다 이례적인 태도변화를 보인 것은 검찰이 현철씨 조사문제와 관련, 청와대와 모종의 교감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 ○…설연휴 이후 첫 주말을 맞은 15일 대검청사는 한보사건 수사착수 19일째를 맞는 중수부 수사진과 타부서 직원들의 분위기가 묘한 대조. 중수부 수사진은 이날도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배달시켜 먹고 10, 11층을 벗어나지 않는 등 여느때와 마찬가지 모습이었으나 타부서 간부 직원들은 오후1시가 넘자 퇴근하거나 운동복 차림에 테니스가방을 들고 청사를 나서는 등 한가로운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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