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사슴 『수난시대』…관광객가장 밀렵꾼 활개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고흥〓鄭勝豪기자】 전남 고흥군 국립소록도병원 나환자들을 위해 소록도에 방목되고 있는 사슴들이 관광객을 가장해 육지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밀렵꾼들에 의해 마구 희생되고 있다. 29일 국립소록도병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굵은 철사로 만들어진 올가미와 쇠덫 엽총 탄피 등 30여점이 수거된 이후 덫에 걸려 숨진 어미사슴 두마리와 총에 맞은 새끼 사슴 등 3마리가 발견됐다. 소록도에는 지난 92년 경기 이천에서 26년동안 사슴을 키워온 호범농원 대표 白仁範(백인범·53)씨가 병원측에 46마리를 기증한 이후 환자와 의료진 1천1백여명이 사슴들을 방목해 현재 1백여마리에 이르고 있다. 소록도병원 吳大奎(오대규)원장은 『나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위안거리인 방목사슴을 밀렵하는 것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며 관계당국이 밀렵꾼들을 철저히 단속해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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