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 “보완수사권 폐지는 ‘경수완독’”…정성호 “법사위 참여해 논의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8일 14시 12분


鄭원내대표 “여고생 살해, 보완수사 없었다면 영원히 은폐
정부 존치 입장서 선회 유감…피해자 눈물 보이지않나”
鄭장관 “폐지가 정부 기본 입장…국회가 최종 입법 권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뉴스1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뉴스1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만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정 장관은 정부의 기본 입장은 보완수사권 폐지이지만 최종 입법 권한은 국회에 있는만큼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달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정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광주 여고생 강간 살인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진상이 영원히 은폐됐을 가능성이 컸다”며 “이번 사건뿐 아니라 경찰이 초동수사에 실패하고 검찰이 보완수사로 진상을 밝힌 사건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법무부가 발간한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발간사에서 장관께서는 취임 후 4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검찰의 보완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진 주요 사건 500건을 보고받았다고 했다”며 “검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죄는 잠 못 들게, 억울함은 남지 않게’ 하기 위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존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는 곧 ‘경수완독’, 경찰의 수사권 완전 독점”이라며 “검찰개혁의 명분이 무소불위의 검찰권 견제였다면 이제는 경찰의 수사권 독점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일각에서는 검찰에 보완수사 요구권만 주면 충분하다고 주장하지만 사건 핑퐁으로 처리 기간은 무한정 늘어나고, 구속 사건의 경우 짧은 구속 기간 때문에 보완수사 요구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결국 실효성 없는 눈 가리고 아웅식 보완책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장관님과 이재명 대통령은 분명 보완수사권을 일부 존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갑자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 즉 경찰의 수사권 독점으로 180도 선회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여당에 대단히 유감스러운 것은 이 문제는 철저하게 피해자와 국민의 관점에서 다뤄야 하는 사건인데 다분히 민주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당내 정쟁의 소재로 다루고 있단 것”이라며 “이재명 정부에게 피해자와 가족들의 눈물과 억울함은 보이지 않는 것인지 묻고 싶다.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분풀이, 스트레스 해소가 먼저인가”라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정 장관이 살인범 장윤기의 아버지 사건과 관련해 형법상 친족 특례 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우리 당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특히 친족 여부를 떠나 범죄를 수사하는 경찰관의 증거인멸은 더욱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직 경찰인 장윤기의 아버지는 아들 사건의 핵심 증거인 ‘리얼돌’ 등을 인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정 장관은 “형사사법체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입장, 특히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면서도 “정부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기본 입장으로 하고 있지만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최종 입법 권한을 갖고 있는 만큼 국회에서 여야가 충분히 논의해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정 원내대표도 훌륭한 법조인 출신인 만큼 법제사법위원회에 꼭 참여해 여러 우려 사항을 전달해 달라”며 “어떤 법안이든 다수당이 표결로 의결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여야가 충분히 협의하고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 개인적 소신”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소송법 개정뿐 아니라 교제폭력·교제살인 처벌 강화 등 법사위에서 처리해야 할 민생 법안도 많다”며 “야당도 법사위에 적극 참여해 국민적 우려와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비공개 접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제가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정부 입장이 보완수사권 폐지로 결론 난 만큼 폐지됐을 때의 우려 사항을 보완해 대안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보완수사권 폐지로 예상 가능한 문제점이 있다면 실효성 있는 보완책을 만들고 경찰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입법적으로 보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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