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당헌 고쳐가며 전대 채비… 불출마 선긋고 연임 도전 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6월 17일 04시 30분


‘지선으로 50일전 전준위 구성 예외’
중앙위 의결… 26일 전준위 가동
24일 전후 대표직 사퇴-연임 도전
친명 “국정 부담, 불출마해야” 압박
鄭은 첫 적용될 1인1표제 강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8·17 전당대회 개최를 위해 당헌을 개정하면서 차기 당권 레이스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정 대표는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친명(친이재명)계의 불출마 요구에 선을 긋고 다음 주경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친명계에선 정 대표의 사퇴와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鄭 당헌 개정 추진에 친명 ‘부결’ 문자폭탄

중앙위 참석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에서 8·17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왼쪽부터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은 민홍철 의원과 정 대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중앙위 참석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에서 8·17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왼쪽부터 중앙위원회 의장을 맡은 민홍철 의원과 정 대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정 대표는 16일 당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당원의 힘으로 지역에서부터 중앙까지 지도부를 구성해 다시 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지만 국민이 한다’는 말을 인용하며 “당 운영도 마찬가지다. 당 대표가 하는 것 같지만 결국 당원이 한다”고도 했다. 권리당원 지지세가 높은 정 대표가 ‘당원의 힘’을 강조하며 연임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날 중앙위원회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위한 당헌 개정이 안건으로 올랐다. 전당대회를 열기 위해선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 50일 전까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꾸려야 하고, 30일 전까지 지도부 선출 방식 등을 확정해야 한다는 당헌을 이번에 한해 적용하지 않는 부칙을 만든 것. 민주당은 다음 달 16, 17일 후보자 등록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헌을 지키려면 전준위가 늦어도 지난달 27일 꾸려졌어야 했는데 6·3 지방선거 기간과 겹쳐 지연된 만큼 올해 전당대회에 한해 예외를 두자는 취지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에서는 “왜 당헌을 개정하면서까지 전당대회를 8월 17일에 여느냐”는 취지의 지적이 나왔다고 한다. 또 이 대통령 지지자들은 중앙위원인 의원들에게 부결을 요구하는 ‘문자폭탄’을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2024년 당 대표 연임 때도 전당대회 일정에 대한 예외 부칙을 넣는 당헌 개정이 이뤄진 전례가 있지만, 1인 1표제 등 전당대회 규정을 두고 정 대표 측과 친명계 의원들 간 파열음이 이어지면서 정 대표에 대한 불신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당헌 개정안 표결은 중앙위원 545명 중 436명이 참여해 찬성률 83.26%로 가결됐다. 민주당이 26일 전준위를 구성할 예정인 가운데 정 대표가 연임에 도전한다면 24일 전후 사퇴가 유력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당 대표 선거에 대해 “3인 이상의 후보자가 있고 단독 과반이 충족되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한다”고 밝혔다.

● 친명 “대통령과 與 대표 경쟁, 국가 운영에 부담”

나란히 호남 찾은 김민석-송영길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앞줄 왼쪽부터)이 16일 전남 보성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성=뉴스1
히 호남 찾은 김민석-송영길 김민석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앞줄 왼쪽부터)이 16일 전남 보성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피켓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성=뉴스1
친명계에서는 정 대표의 사퇴와 연임 도전 포기를 공개 촉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9일 유럽 순방을 떠나는 서울공항 배웅길에 정 대표 대신 당권 경쟁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를 참석시킨 데 이어 18일 귀국길에도 정 대표를 불참시킨다면 ‘불신임 메시지’라는 해석이 더욱 탄력받을 거라는 게 친명계 시각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기헌 의원은 16일 SBS에 출연해 “대통령과 당 대표가 여당 내에서 경쟁하거나 서로 불편한 관계가 유지되는 건 국가 운영에 굉장히 큰 부담”이라며 “이번에 불출마하는 게 미래의 정치적 여정을 위해서도 필요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정 대표가 1인 1표제를 도입할 당시에도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연임 포석이라는 논란 속에 8·17 전당대회에서 처음 적용되는 1인 1표제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정 대표는 중앙위 회의에서도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나무”라며 “역사는 보통·평등·직접·비밀 1인 1표 투표권을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다”고 했다. 그간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했던 당 대표 선출 방식에서 대의원 가중치를 없애고 모든 권리당원 70%, 여론조사 30%로 바꾼 1인 1표제는 대의원 세보다 권리당원 세가 강한 정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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