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하늘의 요새’ 美 B-52 이륙중 추락

  • 동아일보

냉전시대 소련 견제용으로 개발폭탄
30t 싣고 1만4000km 비행가능
항공기 시험 주도하는 기지서 사고
탑승 8명 전원 사망, 원인 규명 나서

지난해 7월 제주도 남쪽 국제해상 상공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에 참여한 미군의 장거리 폭격기 ‘B-52’ 국방부 제공·랭커스터=AP 뉴시스
지난해 7월 제주도 남쪽 국제해상 상공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 공중훈련에 참여한 미군의 장거리 폭격기 ‘B-52’ 국방부 제공·랭커스터=AP 뉴시스
미국 공군의 장거리 폭격기 B-52가 15일(현지 시간)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의 에드워즈 공군 기지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8명 전원이 사망했다. ‘하늘의 요새(Stratofortress)’로도 불리는 B-52는 한 번에 약 30t의 폭탄을 탑재할 수 있는 미군 최대 규모의 전략 폭격기다. 베트남전, 걸프전, 이라크전에 이어 최근 이란 전쟁에도 투입됐다.

‘하늘의 요새’로도 불리는 이 폭격기는 1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 인근 에드워즈 공군 기지에서 이륙 직후 추락했다. 탑승자 8명 전원이 숨진 사고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국방부 제공·랭커스터=AP 뉴시스
‘하늘의 요새’로도 불리는 이 폭격기는 1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랭커스터 인근 에드워즈 공군 기지에서 이륙 직후 추락했다. 탑승자 8명 전원이 숨진 사고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국방부 제공·랭커스터=AP 뉴시스
CNN 등에 따르면 이 폭격기는 이날 오전 11시 20분경 이륙 직후 활주로에 추락해 화염에 휩싸였다. 사망자 8명은 군인, 공무원, 정부 계약업체 직원, 폭격기 제작사 보잉 직원 등이다. 이들은 폭격기 레이더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비행에 나섰다 참변을 당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수 km 밖에서까지 관측된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비행기의 형체 또한 거의 남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미 공군은 기자회견을 통해 “훌륭한 미국인 8명을 잃었다”며 “비극적인 사고였으며 생존자가 나올 수 없는 환경이었다”고 밝혔다. 명확한 추락 원인을 밝힐 때까지 최대 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사고로 활주로 또한 손상을 입어 에드워즈 기지의 항공기 운항 또한 향후 16일간 중단된다.

B-52는 미군이 1950년대 옛 소련과의 전쟁에 대비해 개발한 장거리 폭격기다. 날개 약 56m, 기체 약 48m며, 최대 전투 반경은 1만4160km에 달한다. 재래식 무기, 핵무기 등을 가리지 않고 최대 3만1750㎏급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냉전 종식 후에도 지속적인 성능 개량을 거쳐 수십 년 동안 운용됐지만 기체 노후화에 따른 각종 우려 또한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항공 안전 전문가 제프 구제티는 조종 장치의 오작동이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CNN에 “제어 장치 혹은 엔진이 잘못 조작됐거나 시험 중이던 장비에 결함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논평했다.

이번 사고가 미군이 추진 중인 B-52의 현대화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군은 노후화한 B-52를 2050년대까지 현역으로 운용하기 위해 엔진과 레이더 등 핵심 장비를 최신형으로 교체하는 성능 개량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미 공군은 추락한 기체가 해당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에드워즈 기지는 미 최대 규모의 공군 기지로 미군의 항공기 시험 개발 업무를 주도한다. 최초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한 ‘X-1’ 항공기의 시험 비행,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왕복선 최초 착륙 등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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