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투자 유치 행사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행사에 참석해 기업들을 상대로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는 18일경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70여 개 기업 총수가 참여하는 투자 유치 행사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과 관련된 사업 협력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오픈AI 등과 4년간 5000억 달러(약 715조 원)를 들여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핵심 기업 총수들이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인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는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번 행사에 참석해 직접 대미(對美) 투자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USA투데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19일(현지 시간)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는다.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골프 행사도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만날 4대그룹 총수, 대미투자 한미 윈윈 모색
[한미 관세협상] 마러라고 리조트 첫 동시 방문 동반 골프 라운딩 성사여부 관심 재계 “美와 시너지방안 논의” 관측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 전경.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총수는 18일경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70여 개 기업 총수와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과 관련된 사업 협력을 논의할 전망이다. 동아일보DB “4대 그룹 모두 미국에서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각 분야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국과 어떻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1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가 이번 주말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는 데 대해 이같이 말했다. 국내 기업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를 동시에 찾는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기업을 상대로 직접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 간 3500억 달러(약 486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와 관련한 관세 후속 협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4대 그룹 총수들이 한미 간 ‘윈윈’ 협력 필요성을 제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직접 파악할 기회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주말 백악관’ 마러라고 찾는 4대 그룹 총수
이날 재계에 따르면 마러라고 리조트 방문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발표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오픈AI, 오라클이 4년간 총 5000억 달러(약 715조 원)를 투자해 미국에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세우는 계획이다.
이 회장과 정 회장 등은 15일 일본 도쿄 경단련(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관에서 열린 제3회 ‘한미일 경제대화’(TED)에서 손 회장과 만나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일본에선 손 회장과 함께 마쓰오 다케히코(松尾剛彦) 경제산업성 통상차관 등이,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빌 해거티 공화당 상원의원,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대사, 앨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투자 행사를 찾아 국내 핵심 기업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를 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인들과의 면담에서 직접 투자를 유치해 왔던 만큼 주요 기업들의 대미 투자 계획 등을 국내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미국 빅테크 주요 기업인들과의 만찬 자리를 공개하면서 각 기업에 미국 투자 계획 등을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 행사에 참석하는 기업인들과 골프 라운딩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대 그룹 총수 등과의 동반 라운딩이 성사될지도 관심을 모은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과 관세 협상 타결이 지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을 상대로 각개격파식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을 보내기 위해 자주 방문하는 데다 주요 정치인과 후원자는 물론 해외 정상들과의 회담 장소로 활용돼 ‘주말 백악관’으로 불린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대통령 당선 직후 외교사절과 기업인 등이 마러라고 리조트를 앞다퉈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으며 정권 인수위도 이곳에 설치됐다. 트럼프 집권 1기 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과 이곳에서 회담을 갖기도 했다.
● APEC서도 국내 기업 만날 듯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 대상 대미 투자 유치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일정을 당초 예상보다 단축한 가운데, 28∼31일 열리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하는 ‘APEC CEO 서밋’ 등 부대행사에 참여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손 회장도 APEC CEO 서밋에 참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 2019년 방한 때도 국내 기업인과 간담회를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삼성, 현대차, SK 등 기업 이름을 직접 거명하며 “미국에 많은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창출해준 한국의 비즈니스맨들과 그룹의 총수들에게 감사하다”며 대미 투자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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