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대’ 따로 없고 총리 인선 논의도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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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첫 회담]
대통령실 “추후 회담땐 독대할수도”
尹 “다음엔 국회 사랑재 어떠냐”
취임 2주년 회견 가능성도 열어놔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첫 공식 회담에서는 당초 점쳐지기도 했던 두 사람의 단독 만남, 이른바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여권 관계자는 29일 “대선에서 서로 경쟁한 뒤 2년 만에 다시 마주한 두 사람은 이제 신뢰를 쌓아가야 할 단계”라며 “처음부터 독대를 할 경우 불거질 수많은 억측과 해석 논란을 우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추후 만남에서는 두 사람 독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입장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말미에 제가 다음번에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배석자 없이 두 분만 따로 만나시는 건 어떨까요라고 말씀을 던져봤는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두 분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언제든 자주 만나자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 직후 이뤄진 참모 회의에서 “다음에는 (회담을) 국회 사랑재에 가서 하는 건 어떠냐”고도 했다. 이도운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야당 대표 회담에서 더 나아가 대국민 소통의 일환인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여부에 대해 “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소통의 문을 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다음 만남이 이뤄지려면 구체적인 의제부터 확정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다음 영수회담이 이뤄지려면 정말 실행하고 실천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다음에 정말 그런 자리가 마련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현안 서너 개에 대해 답을 찾아나가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국무총리 인선 등 인사 문제 같은 핵심 사안에 대한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의 의견 개진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총리 인선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차기 국무총리 인준에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 대표에게 총리 인사 의견을 묻는 것이 보수 지지층은 물론이고 야당에도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 아니냐”란 반응이 나왔다.

이 수석은 “야당이 문제를 제기했으면 이야기할 텐데 굳이 우리가 먼저 제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야당에서 김부겸 전 총리나 박영선 전 장관 같은 분이 거론돼 좀 부담스러웠던 건가 생각했다”고 했다.

반면 박 수석대변인은 “이 수석의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는데, 국무총리 인선을 야당이 제안하냐”고 되물으며 “(총리)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으니 먼저 총리를 지명한 뒤 야당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면 모르겠지만 야당이 총리 인선을 먼저 얘기한다는 것은 처음 들어보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인사로 책임지는 게 대통령제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독대#총리 인선 논의#윤석열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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