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특사가 제안한 내용
이탈리아 측 “수치스럽다”며 반발
이란도 “월드컵 출전 준비돼 있다”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7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 평가전을 앞두고 미군의 공습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상징하는 가방들과 함께 국가를 제창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군이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초등학교를 공습해 학생, 교직원 등 168명이 사망한 바 있다. 2026.03.28 안탈리아=AP 뉴시스
이란 대신 이탈리아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출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FIFA 측은 그런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부인한 거로 전해졌다.
영국 매체 ‘BBC’는 24일(한국 시간) “소식통에 따르면 FIFA는 이란을 대신해 이탈리아를 월드컵에 출전시킬 계획이 없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이란의 월드컵 참가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돼 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글로벌 파트너십’ 특사로 활동하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파올로 잠폴리가 파이낸셜 타임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월드컵에서 이탈리아가 이란을 대신하도록 제안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난 이탈리아 태생이며 미국에서 개최되는 대회에서 ‘아주리 군단(이탈리아 축구 대표팀)’을 보는 건 꿈만 같은 일일 것”이라며 “월드컵 4회 우승국인 이탈리아는 그 위상만으로도 출전 자격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지난 1일 북중미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PO) 패스 A 결승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 승부차기 패배로 3개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 바 있다.
이 발언에 잔카를로 조르제티 이탈리아 경제부 장관은 “수치스럽다”고 밝혔으며, 안드레아 아보디 이탈리아 체육부 장관은 “첫째 불가능한 일이고, 둘째 적절하지 않다. 자격은 경기장에서 얻는 것”이라고 전했다.
루치아노 부온필리오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 회장은 “모욕감을 느낀다”며 잠폴리의 의견에 반대 의사를 알리기도 했다.
주미 이란 대사관 측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탈리아는 정치적 특혜가 아닌 경기장 위에서 축구의 위대함을 일궈냈다”며 “이란을 월드컵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는 경기장에서 뛰는 11명의 이란 청년들조차 두려워하는 미국의 ‘도덕적 파산’을 드러낼 뿐”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실제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월드컵 불참을 언급하긴 했지만, 공식적인 입장을 밝힌 건 아니다.
이란 측은 축구 대표팀의 대회 조별리그 일정이 모두 로스앤젤레스(LA), 시애틀 등 미국 내에서 펼쳐지는 만큼, 장소를 변경해 달라는 수준의 요청만 한 거로 전해졌다.
파테메 모하제라니 이란 정부 대변인은 최근 이란이 월드컵 참가에 대해 “완전히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FIFA 인판티노 회장도 지난주 “대회 전까지 상황이 평화로워지길 바란다”며 “스포츠와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며 이란의 정상 출전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편 이란 축구 대표팀은 6월16일 뉴질랜드와 G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뒤, 벨기에(22일), 이집트(27일)를 차례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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