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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독립운동 개념 재해석한 尹, 항일 보다 ‘이것’ 방점

입력 2022-08-15 20:48업데이트 2022-08-15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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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만세 삼창을 한 뒤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2022.08.15.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독립운동의 개념을 ‘항일’보다는 ‘자유 추구’에 방점을 찍어 재해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77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3·1독립선언과 상하이 임시정부 헌장, 매헌 윤봉길 선생의 독립정신을 먼저 언급한 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이같이 규정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인권이 무시되는 전체주의 국가를 세우기 위한 독립운동은 결코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과거 독립운동은 자유와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되찾기 위한 투쟁의 과정이었으며, 그런 점에서 대한민국의 기원을 1919년 세워진 임시정부로까지 넓게 보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립한 대한민국이 ‘역사의 적통’임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간 진보 진영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을, 보수 진영은 1948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1공화국 수립을 각각 건국의 기점으로 여겨 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진영 간 소모적인 싸움을 해 온 ‘건국절 논란’을 뛰어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여정’으로 이해했다. 이 같은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독립운동의 범주를 일제강점기 항일 무장투쟁뿐 아니라 독립을 위한 토양을 구축한 자강(自强) 활동, 6·25전쟁 참전 등의 호국 활동, 1960~70년대 산업화까지로 확대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건설할 민족 역량을 키워내기 위해 교육과 문화 사업에 매진하신 분들, 공산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신 분들, 진정한 자유의 경제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땀 흘리신 산업의 역군과 지도자들, 제도적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해 희생과 헌신을 해오신 분들이 자유와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든 위대한 독립운동가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축사에서 ‘자유’를 33회 언급했고 이어 독립(18회), 평화(9회), 경제(8회), 번영(8회) 등의 용어를 자주 썼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경축사 독회 당시 신흥무관학교를 지원한 이회영 일가, 교육·문화운동을 펼친 도산 안창호 선생과 인촌 김성수 선생 등을 말하면서 ‘국민들은 역사를 배워서 이름을 열거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축사를 놓고 전문가들은 새로운 역사 해석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은 특정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일제에 저항한 역사뿐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에서 독립운동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바라보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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