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나토서 다자외교 데뷔

○ 북핵 의제 두고 마주 앉는 한미일 정상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출국을 하루 앞둔 26일 브리핑을 열고 “29일 수요일 오후 한미일 정상회의가 열릴 것으로 확정됐다”며 “3개국 정상회의는 4년 9개월 만에 진행되는 것으로 역내 깊이 있는 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최우선 과제는 북한 문제라고 못 박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안보 협력의) 주된 타깃은 북한·북핵 문제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한미일이 임박한 북한 7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그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정상회의 성사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 중국 등 역내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개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5월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한미일이 경제, 군사적으로 매우 긴밀한 3자 관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3개국 정상회의는 각 정상의 일정 등으로 30분 이내로 열릴 예정이다.
○ 나토 참석으로 선명해진 ‘서방 밀착’
나토 정상회의 공식 일정 중 하이라이트 무대는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간 공동 세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통령이 서방의 대표적인 군사 동맹 중 하나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29일 이 자리에서 3분가량 연설을 할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과 나토의 그동안 협력 과정을 돌아본 뒤 양자 안보 협력을 어떻게 해나갈지 설명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만큼이나 북핵도 심각한 안보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토 회원국들의 협력과 관심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중국을 겨냥한 행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나토는 새로운 ‘전략 개념(Strategic Concept)’ 채택을 통해 중국 영향력 확장에 대처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만큼 한국의 미 동맹국 네트워크 강화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반발에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김 여사는 현지 미술관과 오페라 극장 방문 등 주최 측이 마련한 배우자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또 스페인 국왕 만찬, 동포 간담회 등에 윤 대통령과 함께할 계획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