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방선거 ‘인물 가뭄’ 속 거물급 출마 요구 ‘봇물’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27일 1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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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에 서울·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울 인물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선 패배로 인해 이번 지방선거 전망이 어둡지만 다음 선거 기반을 닦기 위해서라도 중량감있는 인사들이 주요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조차 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새 여권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인사들이 줄줄이 출마를 고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우상호 의원은 지난 15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했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의 박주민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지만, 오세훈 현 시장의 대항마로는 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우선순위 후보군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또 다른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현역인 박용진 의원도 서울시장에 도전하려 했으나 불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이번 지선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둬야 다음 선거를 내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거물급 인사가 도전장을 내야 한다는 요구가 당 일각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선 패배 후 잠행 중인 송영길 전 대표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 이용빈 의원은 지난 26일 “윤석열 정부에 맞서 서울을 지킬 적임자는 송 전 대표”라며 “이번 지방선거는 윤석열식 특권정치 대 새로운 민주정치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진다는 각오로 온 몸을 던져 희생할 후보를 세워야 한다. 이재명 후보와 함께 송 전 대표는 정치개혁의 길을 약속했다”면서 송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추대하자고 촉구했다.

앞서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든 우리 당의 후보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며 송 전 대표 차출을 요청했고, 이 글에는 이재명 상임고문이 ‘좋아요’를 누르기도 했다.

지난 23일 송 전 대표 차출론을 공개적으로 처음 거론한 전용기 의원은 27일 이동학 최고위원, 박영훈 전국대학생위원장 등과 송 전 대표가 있는 경남 양산 통도사를 찾아 출마를 설득했다.
당원 게시판에도 송 전 대표의 출마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최근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 2030 여성들로부터 집단 소액후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데 석 달 만에 지방선거 전면에 나서도 되냐”, “인천시장을 하다가 연고도 없는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게 어떻게 비춰지겠냐”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송 전 대표도 “당이 고민할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다만 27일 페이스북에 “정치보복 악순환을 막는 버팀돌의 하나가 되겠다”고 적으며 여운을 남겼다.

서울시장 후보 인물난 속에서 당내 경선 주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러브콜을 받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미국행 일정이 확정됐고, 정 전 총리는 지난 18일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는 등 개인 행보를 고려하면 실제 출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출마 요구가 있지만 지방선거판에 정권심판론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는데다, 정계 은퇴를 번복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와 연대했던 김동연 새로운 물결 대표도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카드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 중이다.

한편 부산시장 후보 역시 출마가 유력했던 인사들이 마음을 접은 상황이라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차출이 거론되는 중량감있는 인사도 마땅히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4·7 재보선에 출마했던 김영춘 전 해수부장관은 최근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 현역 의원 중에서 부산시장에 관심있던 박재호·전재수·최인호 의원도 불출마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당내 소신파이자 ‘젊은 피’인 김해영 전 의원이 후보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주변으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지만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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